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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Korea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6 - 잡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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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떠나기 15분전에서야 구한 춘천여행 가이드 북.



춘천 시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아쉽지만 이제 춘천을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막상 동해로 가는 버스표를 구해놓고 보니 약간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딱히 어디를 구경하러 가기에는 촉박한 시간이라,

터미널 옆에 있는 E마트에 음료수도 먹을겸, 구경도 할 겸 들렸다.




그런데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서인지,

피곤도 하고 다리도 쑤셔오는게 마치 툭 치면 쓰러질 듯한... 그런 느낌.

E마트에서 잠시 앉아서 쉴 공간을 찾아봤지만, 그 곳에서 의자따위는 사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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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들 다 보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주저앉아버린 이 병장님.




E마트에서 조금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이상한 점은,

분명 똑같은 음료수인데 냉장고안에 있는 것이 바깥에 있는 것보다 더 비쌌다.

대체 왜 그럴까? 냉장고 유지비 때문에??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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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 있는 음료수를 잠시동안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샀다. -_-

..거참..이러한 E마트의 가격 책정방식은 아직도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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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기 위해서는 항상 앞바퀴를 분리해야 하는데,

어제 가평터미널에서 만난 누님 덕분에 이제 이런 것쯤은 눈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올림픽 종목으로 '자전거 앞바퀴 빨리 분리하기' 종목이 있다면 메달권에 도전해 볼 자신도 생겼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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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차가 들어오고, 동해로 가는 고속버스에 자리를 잡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긴 터널을 지나게 되었는데,

창밖으로 주황색 불빛 사이로 검은색 선이 끝없이 이어진 배경을 보니,

여러가지 잡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무작정 시작했던 여행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서고 있었고,

동해한번 가보자고 말 한번 해봤던 게,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루종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어떻게든 동해까지만 가보자' 였는데,

막상 동해에 도착하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힘들게 온것을 후회하면서 그 동안의 시간을 아까워 할 수도 있겠지.

이 녀석도 같은 생각일까?



"야, 그런데 우리 막상 동해 도착하면 어떤 기분일까?"


"글쎄? 아직 생각은 안해봤는데.... 대단히 허무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




-_-;

글쎄, 나도 아직은 모르겠다.

그냥 일단 그 곳에 도착해보면 뭔가 있을 것 같다.

마라톤 피니쉬 지점에서처럼 누군가가 결승선을 잡아들고 환영해 주지는 않겠지만,

그것과는 다른 어떤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언제나 삶의 즐거움은 항상 우연과 변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온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무작정 버스를 타고 동해로 가고 있는 와중에도 마음만은 그 어느때보다 설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