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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24 - 조드뿌르의 마지막 날


조드뿌르에서 저녁이 되자 낮동안 뿔뿔히 흩어졌던 일행들과 함께 옥상에 모여앉아,
탄두리 치킨 2마리와 낮에 와인샵에서 사뒀던 술을 꺼내서 나눠 먹었다.

영양실조에 걸린 닭을 구웠는지 살점을 찾기가 꽤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씹어보는 고기라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바람도 선선하고 공기도 좋고,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였지만 왠지 모르게 술이 잘 넘어가지 않는 것이..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졌고, 기분도 별로 좋지 않았다.

결국 이유모를 불편함에 먼저 자리를 일어나서, 바람을 쐬러 나섰다,




거리는 여전히 활기찼고 지저분하다.
소들은 쓰레기더미에 머리를 처박고 음식을 찾고 있었고,
시장에서는 마지막 떨이 판매가 한창이었다.
밤이 깊어도 어찌나 시끌벅쩍한지...
몇몇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짜빠티에 짜이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다.

그러고보면 어딘지 모르게 똑같다.
옷차림과 생김새는 틀려도,
그들이 노는 모습, 일하는 모습, 장난치는 모습.
우리와 다를게 하나도 없다.




이제 겨우 여행 11일째..
예상치도 못했던 사람들과 예상치도 못한 도시들을 향해 가고 있는 나를 보면,
여행은 처음 첸나이로 들어올때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비록 앞으로 남은 여정에 비하면 지금은 4분의 1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항상 '동행'과 '현지인'이란 존재는 항상 나에게 무수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좋은 동행이란 무엇일까?
나는 그들에게 좋은 동행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길거리를 한바퀴 돌고나자,
기분이 한결 편안해졌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직 방에 불이 꺼져 있었고, 아마도 아직 옥상에서는 술을 마시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화장실 쓰기전에 서둘러 밀린 빨래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자이살메르..
그 곳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