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봅시다
바야흐로 피서의 계절이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은 휴가철을 맞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여기저기 여행 러쉬를 가곤 했는데, 이런 짭조름한 상황을 그저 사무실 한 쪽 구석에서 지켜봐야만 했던 나로서는, 마치 진수성찬 앞에 잘 훈련받은 개마냥, 연신 침을 꼴깍 삼키면서도 손 한 번 못대는 그런 기분이었다. 뭐, 나도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알로하~ 푸쳐핸섭~!" 을 외쳐대며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이미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어느 정도 알게 된 나이인지라 섣불리 움직이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아니.. 이건!!" 그러던차에, 이건 또 무슨 하늘의 계시인지, 나는 우연히 8월 달력에서 빨간 날이 연달아 붙어있는 걸 발견해냈고, 어디론가 떠날 타이밍이 생겼다는 생각에, 이윽고 내 두 눈은 다시금 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