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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22 - 조드뿌르에서의 홀리 모닝


우다이뿌르에서 마지막 밤이 깊어갈무렵, 일행들과 조드뿌르행 버스[각주:1]에 올라탔다.
새벽내내 깻다 잠들었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조드뿌르에 도착했다. 아직 아침해도 안떳을 때 도착을 한 까닭에 숙소를 찾기도 애매하고 막상 물어물어 찾아간 게스트하우스는 방이 꽉 차 있었다. 모두들 상심을 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주인장은 아래층 창고에서 다른사람이 체크아웃할때까지 잠시 머물렀다가 오전에 체크인을 하라며 우리를 붙잡았다.

아이고 우리들이야 감사하지요.




주인장을 따라 아래층 방을 들어가보니 넓직한 공간에 그저 침대 3개만이 덜렁 놓여져 있는, 말그대로 창고였다. 침대시트는 눅눅하고, 그 옆 화장실바닥에는 누군가 어제 과음을 했었는지 음식물로 세계지도를 그려놓았고....
뭐랄까, 교도소가 따로없었다.

몸은 엄청 피곤한데, 잠이 막 쏟아지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딱히 할 것도 없고...
그저 멍하니 해가 뜨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렇게 5시간가량의 형무소 생활을 마치고나니, 드디어 꿈에 그리던 체크인 시간이 돌아왔고.

기쁜마음으로 사인을 하고 바람좀 쐴 겸, 곧바로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는 상쾌한 공기와 함께 조드뿌르성이 한눈에 보인다.

거대한 고성과 그 주변을 둘러싼 현대의 도시들.
얼핏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질감이 있을 수 있는데 실제로 눈 앞에 존재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뭐라도 먹을거리를 찾아 숙소를 나왔다.
조드뿌르의 중심지라고 볼 수 있는(적어도 여행자에게) 시계탑 근처로 나오자, 유명하다는 오믈렛 노점가게가 보였다.

여기는 참 재미있는 곳이다,
한 2미터 정도 간격을 두고 양쪽으로 똑같은 오믈렛을 파는 노점가게가 2개가 있다.
한 쪽에는 늙으신 분이 주인장이고, 한 쪽은 젊은 청년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서로 자기네 가게가 원조라며, 경쟁구조가 장난이 아니다. 그 이유는 '시계탑 앞에 위치한 오물렛 가게' 라는 이름으로 국내 인도 여행 가이드 북에 실리면서 여행자들(특히 한국여행자)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장사도 잘되고... 가게 주변 곳곳에 쓰여진 한국어 간판들이 이곳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들락날락 하는지를 말해준다.
(심지어 간판에는 '○○는 변태입니다.' 라며 상대가게를 헐뜯는 문구도 한글로 써있다.)


난 아침에는 젊은 주인 오믈렛 가게에서 사먹고 점심은 바로 옆 오믈렛 가게에서 먹었는데,
먹는내내 나를 쳐다보는 그 젊은 주인장의 눈빛이 아주그냥 '이글아이'였다.




잠깐 등돌려서 옆집 주인장 눈을 보았는데, 나를 잡아먹을 듯한 그 눈빛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게, 내 돈내고 먹으면서 눈치봐야되는 이런 아름다운 상황이 발생할 줄이야.

휴...
다음엔 그냥 근처 레스토랑이나 가야지.




  1. 버스 좌석종류는 그냥 일반 좌석과 누워서 갈 수 있는 슬리퍼 좌석으로 나뉜다. 슬리퍼 좌석은 말그대로 딱 누울 수 있는 공간만 있는데, 거의 관속에 누운 시체상태로 몇시간 동안 운반되어 진다고 보면 된다. (물론 가격은 슬리퍼 좌석이 비싸다) 버스는 크게 2가지 특징이 있다. 길이 꼬불꼬불 되어있기 때문에 자동으로 헤드뱅이 된다는 점. 그리고 창문이 꽉 안잠기기 때문에 몇분만 지나면 저절로 다시 열린다는 점. 홀리샷.....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