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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29 - 낙타사파리 출발


드디어 낙타사파리를 떠나는 날.
낙타들이 속속 숙소 앞으로 도착했다.

사람들과 간단히 기념사진을 촬영 한 후,
낙타를 타고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호기심 많은 나는 또다시 오지랖넓게
인솔하는 인도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그에게 낙타를 조종(?)하는 명령어를 몇개 배울 수 있었다.

"달려~" 라고 하고싶으면 혀를 차면서 '똑~' (똑딱똑딱~ 거리는 시계소리 내듯) 소리를 내면 되고,
"일어서~" 라고 할때는 '쥬~' 라고 하면 된단다. -_-



낙타 한마리당 한사람의 낙타주인이 붙어서
끌고가다가 둘이 같이 낙타에 올라타고 가기를 반복하는데..

낙타타는게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오로지 처음 타고 난 후에 10분간이다.

그 후에는 별다른 감흥도 없고.. 그저 사타구니에 느껴지는 통증뿐.



사실 자이살메르보다 그나마 사막마을에 더 가깝다는 쿠리에서조차
영화에서 보는 그런 모래밖에 없는 허허벌판식 사막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끔 인도사막에서 찍었다며 모래벌판만 있는 사진들을 볼 수 있는데....
...갔다 와본 사람들은 안다.

딱 찍은 그 공간만 모래였을 거라는 사실.



한참을 낙타를 타고 가더니,
사막 한가운데에 가옥 몇채만으로 구성된 조그만 촌 동네에 들어섰다.

왜 멈추나 싶어 얘기를 들어보니,
낙타들 물을 먹여야 한단다.



낙타들이 물을 헐떡거리며 마시는 동안.
우리들은 또 다시 동네 꼬마아이들에게 휩싸였다.


"돈 있어요? 쵸콜렛 있어요? 스쿨펜 있어요?"




없단다...아가들아....



몇 번을 주머니를 뒤집어까며 돈 없다고 해도
아이들은 미련을 못 버렸는지 우리를 졸졸 따라다녔다.



다시 짐을 정리하는 동안.
낙타 몰이꾼 한명이 다가오더니 내게 말을 걸었다.

이 인도인은 몰이꾼들 중에서 대장인 듯 싶었는데,
유난히 말을 더듬거리는게 특이해서 내 기억에 남아있었다.

"사...사..사사사사....사....사막 와인에 대해 드..드..들어...봤어요?"

"네?"

"사...사..사사사사사사사 사막와 와와와 와인이..이라고 여..여기 서만 맛 볼 ....볼...볼 수..수수수 있는 와인이죠"

"뭔 말이여 -_-"

"하....하...하하하하.하하한 한번 맛...맛이라..라라라도 보세요."


이건 뭐 랩을 하는건지 말을 하는 건지.
가뜩이나 영어 히어링이 부족한 내게 이런 버퍼링 화법은 알아듣기 꽤 힘들다.

사실 한병에 거의 150~170루피 정도라니 너무 비싼금액이었고,
그저 맛만 보라는 이녀석들의 뻔한 속셈을 모를리 없없지만.

우다이뿌르에서 만난 한국인 형이
쿠리에서 맛본 '사막 와인' 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지라
맛이라도 한번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그 문제의 '사막와인' 한잔을 입으로 털어넣는 순간.




맛 없어.


정말 맛 없다는 말이 자동반사로 튀어나왔다.
이건 뭐 거의 맹물 수준이었는데,뭘 이런걸 돈 받고 팔겠다는 건지.

지금 우리의 모습이
마치 여행사를 통해 한국여행을 온 일본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강요당하는 현실과 오버랩 되었다. 


어쨋거나 사막와인을 마신 후, 내 표정을 본 몰이꾼은
군말없이 다시 짐을 챙기고 낙타를 몰기 시작했다.


▶ 인물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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