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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요즘 육체적으로 꽤 피곤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그와 더불어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아.. 내가 만약 힘이 들때면,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바로 여러분.
인도여행 119 - (홍콩) 걷고 또 걷고 근처에 있다던 기념관은, 직접 도착해보니 예상보다 규모가 좀 작았다. 정문을 슬쩍 쳐다보자, Dr.Sun yat sen 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써 있었는데, Sun으로 시작하는 이름이라곤, 그저 '선동렬' 밖에 모르던 나로서는, 이건 또 무슨 듣보잡 기념관인가 싶을 뿐이었다. "에이, 뭐야..."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나는, 연신 머리속으로 '이곳의 입장료'와 '저녁에 먹을 밥값' 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주판을 튕기기 시작했고, 결국 몇 초간에 짧은 고뇌 끝에, '이런 듣보잡 기념관을 가느니, 차라리 저녁에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 는 쪽으로 생각을 굳히고야 말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기념관은 그 유명한 '쑨원'의 기념관이었는 사실 ^_^) 어쨌거나, 우리는 다시 뚜벅이마냥, 홍..
카메라 처분 3년 동안 함께 동거동락해왔던 카메라와 렌즈 녀석들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입양보내고 왔다. 건네주기 위해 하나씩 쇼핑백에 담아보니, 생각보다 꽤 묵직했던 녀석인데, 이젠 그저 만원권 지폐 60장으로 바뀌어 버렸고, 그 중 한장은 벌써 후라이드 치킨으로 변해 내 손에 쥐어졌다. 뭐, 덕분에 잠시나마 입은 즐거웠다지만, 이젠 무엇으로 추억을 남기지? 또 어떻게 내 느낌을 표현하지? 뭔가, 또 하나의 시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슴 한 켠이 괜시리 허전하다. (하아, 근데 치킨은 정말 얄밉도록 맛있네....)
인도여행 118 - (홍콩) 목적지를 찾아라 일단 들뜬 마음으로 홍콩에 왔다지만, 막상 무엇을, 어디서부터 둘러봐야 할지가 참 막막했다. 뭐랄까, 동네 구석에 있는 놀이공원을 가더라도, "바이킹 먼저 타고, 그 다음에 회전목마 타자~" 라는 말 정도는 꺼낼 수 있을텐데, 이건 어째, 홍콩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하니, 우리는 그저 '헨젤과 그레텔' 마냥, 길 여기저기에 대고 사진을 찍어대며, 오던 길을 잊어먹지 않으려고만 애쓸 뿐이었다. "아, 맞다! 지도!!" 그렇게 정신없이 길을 걷던 우리는, 문득 공항에서 세면도구를 받을 때, '홍콩 안내지도'도 함께 챙겨왔던 사실을 떠올렸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 속에 고이 잠들어 있던 지도를 슬쩍 펼쳐 들어봤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건 말 그대로 '지도' 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너무..
인도여행 117 - (홍콩) 적응하기 전재산의 절반 정도를 전철표 구입에 소비한 우리는, 달콤씁쓸한 마음을 안고 무작정 홍콩 시내로 향했다. 옆에 있던 누나는, 카메라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 보겠다며, 무심코 전철 창문에 대고 셔터 버튼을 만지작 거렸는데, '찰칵~' 소리와 함께, 누나의 디카는 마지막 빛을 발하며, 더이상 어떠한 움직임도 보여주질 않았다. "뭐야, 배터리 완전 나간거야?...;;" 그렇게.... 거참 아이러니 하게도, 누나의 마지막 여행 사진은, 전철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전철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마주한 홍콩의 모습은, 누군가 하늘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것처럼, 짙은 안개와 함께 이슬비가 간혹 내리는 모습이었는데, 그저 걸어만 다녀도 피부에 수분 공급이 되는 듯한 느낌에, 나는 왠지 모르게 기..
인도여행 116 - (홍콩) 굿모닝 상쾌한 아침 햇살과 함께, 비행기는 홍콩에 무사히 도착했다. "우와-* 홍콩이야! 홍콩이라고!" 사실 홍콩에 대해 아는 거라곤, 누군가로부터 주워들은 '침사추이' 와 '빅토리아 하버' 밖에 없던 나였지만, 왠지 모르게 '홍콩'이란 단어는, 럭셔리한 레스토랑에서 반짝이는 야경을 배경삼아, 고급 스테이크를 썰며 느긋하게 1961년 보르도산 와인을 마실 수 있을 거란 환상을 품게 해줬다. 이런 '홍콩'을 마주하는 우리들의 예의바른 자세는, 무엇보다 이 후질근한 복장을 어서빨리 갈아입는 것이었는데, 콧노래를 부르며 달려간 수화물 칸에서는, 무슨일인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우리 배낭이 보이질 않았다. 뭐야.. 뭐야...이거 장난치지마 ^_^ 아이 참... 누나와 나는 의도치않게 빨라지는 심박수를 온몸으로 느끼대며,..
인도여행 115 - 안녕 인도 한 방향으로만 걷기를 30분여, 고난의 행군을 마치자, 우리는 마침내 외부 도로가 있는 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생각같아서는 마치 쇼생크 탈출이라도 한 것마냥, 하늘을 향해 포즈라도 한번 취해주고 싶었는데, 헤매던 걸 누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기쁨을 억제해야만 했다. 다시 빠하르간지로 돌아오자, 벌써 날이 완전히 저물어 버렸다. 길거리에 켜진 가로등을 보니, 이제 정말로 떠날 때가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건, 바꿔 말하자면 이제 다시는 인도의 아침을 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리는 맡겨뒀던 짐을 찾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서 'So Cool 한 남자분'을 다시 만났다., 그는 친절하게도 우리를 마지막까지 배웅해줬는데, 마지막에는 근처에 있던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서 스테이크까지 사주셨다. "..
인도여행 114 - 미로 탐험 악샤르담을 나오자마자, 우리는 지체없이 릭샤를 잡아 타고 델리 시내로 향했다. "와...신호등이야!! 도로에 신호등이 있다구!!" 릭샤밖으로는 델리의 깨끗한 도로와 신호등이 보였는데, 나는 여행 2달 만에 발견한 신호등이 너무나 반가워서, 챙피함을 무릅쓰고 환호성을 질러댔고, 옆에 있던 누나는 그저 모른척 나를 외면할 뿐이었다. 어쨌거나, 이런 놀라움은 릭샤가 코넛 플레이스라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고, 주변 거리는 과연 이곳이 인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우리는 여느때처럼 2루피짜리 바나나를 한손에 쥐고, 마치 뉴요커마냥 길거리를 활보했는데, 주변에서 '저 사람들 뭐야, 무서워...' 라는 식으로 우릴 쳐다보는 통에, 차마 15분 이상은 들고 다닐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가로이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