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한가로이 서핑을 즐기고 있던 중,
'스카이프'에서 낯선이가 말을 걸어왔다.
"How do you do?"
나도 모르게 '오! 자네 왔는가~' 라고 대답하려던 참에, 영어로 된 인사였기에 잠시 멈칫.
그러고보니 아직 스카이프에는 친구로 등록된 사람이 하나도 없던 나에게,
이런 낯선 속삭임은 뭔가 이상했다.
누구지? 대체 누구야?
배달된 택배상자를 뜯는 기분으로 그 사람의 프로필을 잽싸게 3연타 클릭해봤다.
특수 모자이크 처리 -_-
프로필에는 친절하게도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었는데, 국적은 카자흐스탄이었다.
누구냐..너..
"Who are u?"
난 궁금증을 살포시 숨긴채, 차분히 물어보고 답변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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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boy"
왓더헬-!?
이자식 뭐야 ????????????? ㅡ.ㅡ????
뭐하는 놈이야 이거?
순간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이자식 보통 내기가 아니다.
내 실수다. 내가 아마추어처럼 방심한 걸지도..
이런 4차원 답변이 돌아올 수도 있을거란걸 미리 계산에 넣었어야 했는데...
어쨋거나 어색한 인사들이 오고간 뒤,
그 카자흐스탄 Boy는 나에게 나이를 물어보고는 다짜고짜 내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
당황한 나는 사진따위는 찍어본 적도 없다는 가식적인 멘트를 날려댔고,
왠지 내가 이쁠것 같다는 그 카자흐스탄 보이의 말에, 난 뭔가 일이 잘못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이 상태로 가만히 두면 잠시후에 음성채팅을 시도할 것 같은 Boy의 행동조짐을 눈치채고,
잽싸게 키보드로 "Do you know that i'm a man" 을 쳐댔다.
(워드2급 시험볼때 이후로 이렇게 빨리 영타를 쳐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한동안 답이 없던 카자흐스탄 보이....
메신져 창에 "FU*K" 이란 글자만을 나에게 선물로 남기고 산타클로스 마냥 사라졌다.
훈훈한 크리스마스 선물 고맙다 ^^
잡히기만 해봐 -_- 루돌프로 만들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