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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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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5 - 춘천 나들이 늦은 저녁. 춘천 터미널에서 가까운 찜질방에 자리를 잡고 길고 긴 하루를 마감했다. 샤워를 하고 몸무게를 재보니 하루만에 5Kg이 빠졌다. (이건 악몽일꺼야.) 때마침 중앙홀에 있는 TV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하고 있었는데, 몸이 피곤해서인지 눕자마자 잠이 쏟아지는 탓에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새벽까지 내 옆자리를 든든히 지켜주던 코골이 아저씨는 내가 눈을 떳을땐 이미 사라지고, 과도한 스킨쉽을 시도하는 커플 한쌍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었다. 뭘그리 부비적 대는지. 뭐, 그래도 이만하면 그럭저럭 산뜻한 하루의 출발이다. 찜질방을 나와서 아침식사를 일단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문을 들어설때부터 우리 행색을 유심히 지켜 보던 직원이, 우리에게..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4 - 악몽의 춘천행 춘천을 향한 우리의 집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집착으로 바뀌어 갔고,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묵묵히 페달을 밟는 일. ...그리고 그렇게 몇 시간을 더 나아갔을까? 신나게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을 무렵이었다. 갑자기 속력이 조금씩 줄더니, 뭔가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 쪽에서는 친구녀석이 말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야! 니 가방에 불났다!!!!" 으응 ? 재빨리 자전거를 멈추고 뒤를 바라보니, 가방이 자전거 바퀴와 마찰되면서 타버렸다. 쌔까맣게...... -_- "My Bag!!! My Bag!!!! ㅜ_ㅜ" 나의 표범같은 울부짖음을 보며 친구녀석은 나를 위로하듯 말했다. "야, 그래도 다행이다. 한쪽만 이러면 어떻게든 가죽 수리하는 곳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을..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3 - 남양주 출애굽기 서울을 벗어났음에도 태양은 갈수록 따가워지는 가운데, 친구가 준비해온 물 2리터는 쥐도새도 모르게 내가 먹어치워버렸고. 심심해서 틀어본 라디오에서는 '폭염특보' 소식을 반갑게 전해주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햇볕이 너무 따가웠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에는 너무 힘이 드는 날씨였다. "남양주 헤럴드 트리뷴!!!" 남양주 근처를 한참 달리다가 마주한 물레방아. 마치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양,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냉큼 달려갔다. 그리고 물레방아에서 튀어나오는 물방울이 내 몸에 닿을때마다, 온몸의 열기가 잠시나마 시원해 지는 그 느낌. 뭐랄까... .... 뜨겁게 달궈진 후라이팬에 스포이드로 물방울 몇개 떨어뜨리는 느낌이랄까? -_-? 쩝. 근처에는 예쁜 공원길과 함께 바람개비들이 정렬되어 있는 곳도 있었는데,..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2 - 서울탈출 결국 지금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하는 뷁스런 상황. 일단, 근처 다리 밑에서 햇볕을 피하기로 했다. 우리 말고도 다리 밑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노숙자와 노숙자... 그리고 노숙자, 또 노숙자..... ...아무튼 많은 분들이 계셨다. "이거라도 좀 먹을래?" 수많은 노숙자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친구가 쵸코파이 한조각을 내밀었다. 그러나 녀석이 배고플까봐 가방에 싸온 쵸코파이는, 햇볕에 익고 가방에 뭉개져 이미 본래의 형태를 잃어버렸기에, 마치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그것과 흡사했다. 내심 배가 고팠지만 주위 시선을 의식한 채, 정중히 사양을 하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을때. 내 눈에 굴다리 하나가 포착됐다. 그것은 다름아닌 중랑천을 빠져나가는 샛길. 예압 베이베. 역시 하늘이 무너..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1 - 출발 얼마전 모처럼 세워놨던 제주도 여행 계획이 파토난 후, 휴가기간동안에는 모름지기 바다를 다녀와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던 나에게.. 친구녀석이 색다른 제안을 해왔다. "동해로 자전거 여행가자~" "그럴까??" ...그렇게 재앙은 시작됐다. -_- 어쨋거나 결국 여행을 가기로 하고, 출발하기 하루전에 내가 세운 계획은.. '일단 그냥 자전거 타고 동쪽으로 가보기' 가 전부였다. 그런데 내가 이런 미친 계획을 세우면 말렸어야 할 친구녀석의 답변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그래 좋아^^ 지구는 둥그니까~ 가다보면 나오겠지." 쌰발랄라...그래 가보자. 어쨋거나 두명 모두 뭔가에 홀린것처럼 여행을 떠나려 했다. 그리하야 출발하기 전날, 2시간 동안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짜본 결과는.. 일단, 자전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