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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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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45 - 찝찝한 기분 한가로이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암베르성 입구쪽으로 내려왔다. 그 곳에는 아까 우리와 헤어진 채, 입구에서 기다리겠다던 누나가 있었는데, 때마침 인도인 남자 한명과 얘기중이었다. 몇 분정도 옆에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자, 잠시후 누나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이분이 자기 차에 태워서 이 근처 유명한 유적지 구경시켜주신대~ ^^ " 옆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좋다며 가자고 말했지만, 나는 순간 이 남자의 차를 타고 가는 게 조금 망설여졌다. 사실, 이유없이 망설여졌다기 보다는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됐다. 먼저 현지인 남성이 아무런 대가없이 자동차로 우리 4명을 태우고 드라이브 시켜주겠다는 점부터, 그 남자는 우리와 방금 만난 사이, 더군다나 나는 말한번 섞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제일 이해가..
인도여행 44 - 암베르 혼자 pc방을 찾으러 다니느라 3시간 정도를 허비했지만, 결국 마우스 한번 만져보지 못한채, 독일녀석이 먹은 '라시'만 계산해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터벅터벅 일행들이 있는곳으로 와보니, 뜬금없이 다들 '암베르'에 관한 얘기뿐이다. 암베르? 이번엔 또 뭐지. 음식이름인가, 건물이름인가? 조심스럽게 가이드북을 펼쳐보려는데, 옆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해줬다. 이야기인즉슨, 어젯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분들이 '암베르'라는 곳을 다녀왔는데, 아주 강 추천을 했다는 후문이다. 내 의향이 어떠하던간에, 이미 일행들의 눈에는 하트가 그려져 있었고, 결국 얼마후 나는 암베르행 버스에 올라타고 있는 나와 일행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암베르에 내리자마자, 눈 앞에 보이는 웅장한 규모에 먼저 놀랐다. 산등성이를 따..
인도여행 43 - 오늘은 형이 쏜다 자이뿌르엔 참 유명한 라시 가게가 있다. 사실 그 라시집이 진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가이드북에서는 거기가 참 유명하단다. 내가 그 곳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그저.. pc방을 찾으러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정작 pc방은 못찾고 의도치 않게 그 라시집을 찾게된 거였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때마침 날씨도 후텁지근하고, 목도 마른터라. 냉큼 들어가서 라시 하나를 주문했다. 주문 후, 옆을 돌아보니 덩치좋은 백인 중년 남자 한명이 라시를 '쩝쩝' 거리며 먹어대고 있었는데, 나는 어느새 일말의 꺼리낌도 없이, 오지랖 스킬을 시전하며 그에게 살포시 말을 걸어대고 있었다. 결국, 몇 분 정도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들은 내용을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 나 독일에서 왔음Yo~ - 인도 혼자 여행중인데 이놈의 ..
인도여행 42 - 자이뿌르에서 극장가기 숙소아저씨 타박에 심신이 지쳐갈무렵, 기분전환도 할겸 극장을 찾았다. 이전부터 자이뿌르 극장이 꽤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던지라 내심 기대도 컸다. 이 무렵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인도 영화의 대세가 '랩 네 바나 디 조디' -> '가지니' -> '찬드니 촉 투 차이나' 로 옮겨가는 상황이어서, 당연히 가장 관심이 가는 영화도 '찬드니 촉 투 차이나' 라는 영화였다. '다음에 극장에 가게되면 꼭 봐야지. 랄랄라~' 하고 결심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상영시간이 맞지않아 결국 눈물을 머금고 '랩 네 바나 디조디' 표를 끊었다. 이윽고 상영시간이 되자, 문을 막아섰던 경비원이 비켜섰고,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안으로 들어갔다. 막상 내부에 들어서자, 극장안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고급스러웠다. 마치 ..
인도여행 41 - 최악의 숙소를 찾아 푸쉬카르를 떠나는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재빨리 씻고 체크아웃을 했다. 다음 목적지는 자이뿌르 정했는데, 같이 떠날 일행들도 만나고 먼저 한국을 들어가는 누나 마중도 할겸, 다른 호텔을 들렸다가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푸쉬카르에서 자이뿌르로 한번에 가는 버스는 없었기 때문에, 중간에 아즈메르라는 조금 큰 도시를 거쳐가는 수밖에 없다. 아즈메르를 가는 동안에는 꾸불꾸불한 산길을 반드시 거치게 되는데, 바로 옆 낭떠러지를 요리조리 피해 운전하는 모습은 내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스릴을 느끼게 한다. 뭐, 그럭저럭 괜찮다. 그게 몇시간 동안 계속 됐다는 점만 빼면 ^-^ 자이뿌르까지 버스로 무려 5시간이나 걸린다. 휴, 어쨋거나 도착하자마자 짐부터 내려놓을 숙소부터 찾아보려고 가이드북을 펼쳐들었는데, ..
인도여행 40 - 타짜놀이 밤이 깊어지자 옥상에서 여행 토킹 어바웃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그 즈음 미칠듯한 등산을 같이했던 일행들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아마. 바로 그때쯤 이었을거다. 일행이었던 누나 중 한명에게 '고스톱' 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게 말이다. 그래! 이거야!! 그 즉시, 내 숙소에는 우리들만의 자그마한 '하우스'가 셋팅되었고, 나와 같이 자이살메르에서 푸쉬카르로 온 누나와 동생, 그리고 옥상에서 만난 여자분도 끌어들여 '타짜' 놀이를 시작했다. 그냥하면 심심하니, 점수제로 진행해서 꼴지가 '다음날 아침식사 쏘기' 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다들 흔쾌히(?) 동의했다. 그런데 나를 제외한 3명중에 2명은 한번도 고스톱을 쳐본적이 없다는 희소식(?)을 듣게 되었고, 기쁜 마음을 애써..
인도여행 39 - 옥상에서 들은 여행담 해질 무렵에 거행됐던 등산을 마치고나니 금세 해가 저물었고, 덕분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꽤 어두웠다. 마치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나 나올 법한 길이었는데, 때마침 길 한가운데서는 10여마리의 동네 개들이 서로 물어뜯고 짖고.. 말 그대로 '개싸움'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걷고 있었지만, 출국하기 전에 인도에서 미친개에 물려 광견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었던터라... 여차하면 뛸 태세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무사히 도심지에 들어선 후, 다른 사람들은 저녁식사를 하러가고, 나는 먼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숙소 현관을 들어서자, 푸쉬카르에 처음 왔을때 나를 이 숙소로 오라고 꼬셨던(?) 인도인 삐끼와 마주쳤다. 피곤한 마음에 그저 간단히 눈인사하고 지나치려고 ..
인도여행 38 - 미칠듯한 등산 푸쉬카르의 아침. 일명 '롤링난' 을 먹으러 길거리를 어슬렁 거리고 있는데, 길 건너편에서 유별난 색상의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했다. 척보니 2일전에 '자이살메르'에서 헤어졌던 일행이었는데 고작 2일밖에 안지났는데도 무척이나 반가웠다. 사실 헤어질때푸쉬카르로 떠난다고 해서 내가 이 곳에 오면 언젠가 한번쯤은 마주치겠거니 하고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날줄이야! 역시 세상은 넓지만, 인도는 좁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같이 호수를 한바퀴 돌다가, 근처에 위치한 '사비뜨리 사원'을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사원은 마을 바로 옆에 있는 뾰족한 산봉오리 2곳 중 한곳에 위치해 있는데, 해질무렵 일몰을 구경하기엔 명당이란다. 나야 뭐, 애초에 '푸쉬카르'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