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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25 - 자이살메르 도착


조드뿌르에서 저녁행 기차를 타고 자이살메르로 향했다.
자이살메르는 상당히 건조하고 사막지역으로 유명해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낙타 사파리'를 하러 온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자이살메르를 그저 낙타 사파리를 하기위한 도시쯤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사실 그 외에도 볼 거리가 꽤 많다.

특히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자이살메르 성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보고 왔기때문에,
사막 사파리보다는 '자이살메르' 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어쨋거나..
9시간을 달려 자이살메르에 도착하고나니 해도 뜨지 않은 새벽...
침낭을 고이접어 기차역으로 나오니,
마치 영화 '새벽의 저주'에 나오는 좀비들마냥 삐끼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뭐여 이건 ㅡ_ㅡ?

우리들 마중나온거?
평화의 사절단이여 뭐여...?

'자이살메르 삐끼'의 유명세는 여행전부터 익히 들어왔는데,
막상 눈앞에 펼쳐진 녀석들의 '들이댐'을 보니 역시 명불허전이다.

"싸게해줄께 날 따라와~"
"우리 게스트하우스에 너희처럼 한국사람 엄청많아~"


한동안 그들의 들이댐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일행중에 자이살메르를 한번 와봤던 사람이 있어서,
소개받은 게스트하우스의 도움을 받아 동이 틀때까지만 그 곳에서 잠시 머물게 되었다.


그런데 지프를 타고 막상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빈방이 없단다...

결국 건물 옥상 의자에 앉아 해가뜨기를 기다리는데.....


이번엔 또 난데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꽤 많이...-_-)

1년에 비오는 날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이 곳에서...
도착하자마자 비를 맞다니...


계속되는 악재..

이건...
 
이건 뭔가...



출처:http://www.headstone.pe.kr/07_receive_JESUS/meditation/image/forg1_24_whysky.jpg

하늘에서 계시를 주고 있다



뭔가 일이 꼬여감을 느끼며
비를 피하기위해 서둘러 옥상에서 내려왔고
결국 여자들은 지하실에서 잠을 자고, 남자들은 1층 로비에 앉아 해가 뜰때까지 선잠을 잤다.


아침이 되자마자,
다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간단히 밥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았지만,
나는 그다지 속이 좋지 않아서 일행 중 한명과 '숄'을 사러 갔다.

간지나면서도 저렴한 숄을 찾기위해 몇몇 가게를 돌아다니던 중.
그나마 제일 맘에 드는 것을 골랐는데,
문제는 가격이었다.

...이쯤되면 언제나 그렇듯이 생계형 영어회화가 시작된다.

"How much is it?"

"500루피~"

"What??? Oh!!...  I can't believe it!"  (짐짓 놀라는 척..)

"Ok..ok.. 400루피.. Okay?"

"Hey...you know.. it looks like 100루피.. -_-;"

"Hm... Sorry, no possible."

"Ok..I'll come back here soon. bye..."  (최대한 아쉬운 척..)


결국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가려는 폼을 잡으면..

주인장이 다급하게 외친다.






"Wait!!!! wait~~~~!!!!"



"Tell me your last price."

.
.
.
.
.
.

그렇지. 걸려들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나는 110루피에 숄을 구입하였고,

기분좋게 주인장에게 인사를 하며 어깨에 두르고 나왔다.



그러고보면 인도 어디에서건 물건을 구입하거나,
가격을 깍고 나면 항상 주인장이 하는 얘기가 있다.

"Are you happy?"

그때 당시에는 별 의미를 못느끼며 그냥 웃음으로 답하고나면,
그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곤 한다.

"You are happy~ I'm happy! ^^"


인도 각지역을 다니면서 저런 얘기를 들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니,
아마 특정 사람만 쓰는 말은 아닐게다.

글쎄..저것이 그 나라의 문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서로 기분좋게 끝낼 수 있는 점이 참 좋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내가 여행중에 인도를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가 없게 만드는 점이기도 했다.


▶ 인물 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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