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에서의 밤이 다가오고,
주인장과 주인장의 꼬마 아들은 마당에 불을 피웠다.
잠시후 불빛을 본 숙소 사람들이 슬금슬금 나오더니 가운데 모닥불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수다를 떤다.

그런데 이렇게 모두들 웃고 떠드는 와중에도,
나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우울했다.

더 찝찝했던건,
대체 왜 기분이 안좋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분명히 모든 상황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가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곳에 와서,
사막 사파리라는 흥미로운 체험을 떠나려 하고 있다.
그 어떤 어려움도 없고... 사고도 없다.



별의별 잡생각이 머리를 흔드는 가운데..
남들이 웃고 떠드는 상황에 그저 말없이 앉아있는 것도 뭐해서,
혼자 먼저 일어나 숙소로 들어왔다.

덩그러니 침대에 누워서 하늘을 보니 창밖으로 보이는 달이 참 밝다.


그러고보면..
여행 초반과는 새삼 다른점이 있었다.

그때는 모든것을 홀로 헤쳐나가야 했다.
정해진 일정도 없었다.
짐을 지키기 위해서 기차역앞 공터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
길을 잃어버렸을땐 자포자기 심정으로 현지인 오토바이를 히치하이킹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게 너무 쉽다.
일일히 뛰어다니지 않아도 가만히 일행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괜찮은 숙소를 잡을 수 있었고.
이곳저곳 수소문하지 않아도 유명한 명소나 음식점을 들릴 수 있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모든게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일행이 대규모로 움직이다보니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고 여행자체는 매우 편해졌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나 자신만의 여행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일종의 패키지 여행이나 가이드가 따라다니는 관광같다고 할까?

다시 홀연히 떠나고도 싶지만.
'정'이라는게 어찌나 질긴지... 선뜻 용기가 나질 않는다.


역시나..
이게 바로 무작정 홀로 떠난 배낭여행의 딜레마다.


:: 2009. 7. 16. 14:01 여행가기/India
Comment      [당신의 댓글이 한 생명을 살립니다]
  1. verso  2011.03.14 11: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에별->별의별(단, 표준발음은 [별에별->벼레별])
    • Mossal  2011.03.14 23:38 신고     수정/삭제
      앗 ㅎㅎ 감사합니다.
      어서 수정해서, 완전 범죄를 이뤄야 겠네요 ㅎ
  2. 뽕짜르트  2011.05.13 01:08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흠
  3. 한수진  2011.09.02 20: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넌 혼자 다닐 수 없는 성격이야...

    으레 혼자인 사람들을 보면 말을 거는 습성과 도움을 요청하는 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너의 마음이....

    좀 시크해져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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