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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y Me Mine/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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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처분 3년 동안 함께 동거동락해왔던 카메라와 렌즈 녀석들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입양보내고 왔다. 건네주기 위해 하나씩 쇼핑백에 담아보니, 생각보다 꽤 묵직했던 녀석인데, 이젠 그저 만원권 지폐 60장으로 바뀌어 버렸고, 그 중 한장은 벌써 후라이드 치킨으로 변해 내 손에 쥐어졌다. 뭐, 덕분에 잠시나마 입은 즐거웠다지만, 이젠 무엇으로 추억을 남기지? 또 어떻게 내 느낌을 표현하지? 뭔가, 또 하나의 시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슴 한 켠이 괜시리 허전하다. (하아, 근데 치킨은 정말 얄밉도록 맛있네....)
몇가지 이유 최근 블로그에 글을 자주 올리기가 살짝 버거워지는 일들이 생겼다. 먼저 12년간 잘 써오던 모니터가 운명을 달리했다. 덕분에 해상도 800 x 600만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임시적으로 쓰고 있는데, 이건 당최 미니홈피 창 하나만 띄워도 화면에 가득차니, 이젠 내게 있어서 사진보정이나 영상편집 작업은 그저 사치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어무이가 인터넷 수업을 듣게 되었다. 강좌당 대략 2시간을 잡아먹는 수업을 저녁마다 수강하시니, 내 컴퓨터는 더이상 나만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심지어 자기소개서 집필에 매진 중이다. 요즘 글은 참 자주 쓰고 있다. 다만 글을 쓰는 곳이 블로그가 아니라 자기소개서라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아.. 애달프다.
은둔고수의 흔적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나는 얼마전 그곳에서 우연히 어떤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계단을 내려갈수록 그것은 점점 또렷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잠시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다...다트??!? 아니, 누가?? 대체 왜??
문제의 근원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정류장 언저리에 앉아 있을 때였다. 갑자기 나타난 아주머니 2분이 나를 에워싸며 말을 걸어왔다. 그분들은 흔히 말하는 '도를 아십니까'의 전형적인 컨셉을 모두 지니고 있었는데, 아무리 MP3를 귀에 꼿은 채 관심없는 척을 해보아도, 결코 내 곁을 떠날 줄 몰랐다.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괜시리 기분이 상해서, 일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마치 그들이 투명인간인 것처럼 쳐다보지도 않았다. 차라리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던지 절대 반응하지 않으면 그들도 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을 주절주절 말하던 그 아줌마의 마지막 한마디가 귓가에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학생은 얼굴도 좋고 만사가 형통한데....... 다만 다크써클이 자네를 망치고 있어." 다크써클..
학생증 얼마전 학생증을 분실했었다. 집에 돌아와 방 안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몇달전 그렇게 찾아헤메다 포기했던 운전면허증만 발견했을뿐, 학생증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재발급 비용 5,000원을 교직원에게 쥐어주며, 학생증을 다시 만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학생증과 함께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았답니다. ^-^ ...라고 해피엔딩이 되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얼마안가 재발급 받은 학생증마저 잃어버렸다. '하늘은 왜 나를 낳으시고, 왜 내 기억력은 가져가셨는가!' 나는 끝내 허공을 향해 길게 탄식하며, 결국 교직원에게 또다시 눈물젖은 5,000원을 쥐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3번째로 발급받은 학생증을 소중히 지갑에 넣어다니며, 조금씩 충격에서 헤어나오고 있을 무렵. 얼마전 우..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아참, 방에 형광등 갈아껴야 되는데...' 집에 오는길에 생각이 났다. 시간이 밤 10시가 넘어가는 때였던지라, 서둘러 인근 전파사로 향했다. 그런데 막상 형광등 하나를 사자니, 나중에 또 급하게 형광등 갈아야 할 때를 생각해서 1개를 더 사두는 게 좋을 듯 싶었고, 결국, 형광등 2개를 사들고서야 집에 왔다. 그렇게 새 형광등을 갈아끼고 불을 켜보니, 으야.. 이렇게 환할수가 ^_^ 기쁨의 탄식을 내뱉으며, 예비용으로 사온 형광등 하나를 창고에 넣으려는 찰나. 창고안쪽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새 형광등 2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이번처럼 예비용으로 형광등을 사왔던 적이 예전에도 2번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
이얏호 방학이다^^
도시여자 전철역까지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올 기미가 안보였다. 결국 몇분 후. 나처럼 버스를 기다리던 한 처자가 기다림에 지쳤는지 택시를 타려고 도로위로 나가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았다. "아! 전철역 가시는 거면 같이 타고가죠?" 난, 어차피 돈 내야될 거, 한명이라도 적게내면 좋으니까 같이 가자고 물었고.. 그녀가 고개를 끄떡인 후에, 어설픈 일행이 되어 전철역까지 같이 택시를 타고 갔다. 역에 다다를 때쯤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꺼내드는데, 그 여자분이 먼저 요금을 전부 계산해버렸다. 뭐지.. 절반씩 내는게 맘 편한데.. "아.. 돈 여기있습니다." "괜찮아요. 다음에 저랑 같이 탈때 내주세요." 으응? 다음에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