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옆집으로 가니 다들 짜파티를 먹고 있었다.
배고파서 간지고 뭐고 그저 쭈그려 앉아 간단히 허기를 채웠다.
식사를 마치고는 너무도 한적한 이 시골마을에서
할아버지마냥 이리저리 빈둥거리며 소일거리(?)를 찾아헤맸다.
문앞을 나서니 이스라엘 여자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길래,
카메라 얘기를 좀 하다가.
이스라엘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여행을 왔다고 하길래,
군대얘기(?)를 좀 하다가..-_-;
카메라에 남자친구 사진이 있길래,
연애 얘기를 좀 해댔다....
이렇게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낼즈음.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갑자기 우리를 찾아왔다.
무슨일인고 하니...
잠시후 12시쯤에 버스를 타고 한국인들이 몇명 쿠리마을로 오는데,
우리들보고 삐끼 역할을 좀 해달란다.
뭐, 예를 들자면 '우리 여기서 묵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이런걸 해주길 원하나 보다. -_-;
"5루피!! 플리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설픈 영어로 우리에게 부탁을 하는 폼이 너무 웃겨서,
난 삐끼노릇 해줄테니 돈을 달라고 웃으며 농담을 했다.
사실 과자한봉지가 10루피정도하니..
5루피면 인도에서도 아주 작은 금액이다.
그런데 이 주인장.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100루피짜리 지폐를 지갑에서 꺼내더니 우리에게 냉큼 쥐어준다.
어쨋거나 그리하여.......
우리는 12시에 맞추어 마을입구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_-
단돈 100루피에 노예가 되어
반드시 한국인을 포섭해오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차분히 먹잇감(?)을 기다렸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고,
한국인 여성 두분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되자
난 해외국빈이 방문한것 마냥 반갑게 손을 흔들며 웰컴을 연발해댔다.
그런데 그분들은 우리를 살짝 쳐다보더니 시크하게 그냥 지나가버리는게 아닌가..
'도...도시여자다!!?'
이건 뭐 같은 한국인이고 뭐고 말한번 걸어볼 타이밍도 주지 않으니..
너무나 차가운 반응에 그 다음 멘트는 꺼낼엄두도 못냈고.
옆에있던 누나가 따라가서 몇번의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무거운 발걸음과 축쳐진 어깨...
그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섭외 실패의 여파 때문인가...
역시 삐끼는 내 체질이 아닌가 보다.
이거 주인장 얼굴을 볼 면목이 없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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