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함께 동거동락해왔던 카메라와 렌즈 녀석들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입양보내고 왔다.
건네주기 위해 하나씩 쇼핑백에 담아보니,
생각보다 꽤 묵직했던 녀석인데,
이젠 그저 만원권 지폐 60장으로 바뀌어 버렸고,
그 중 한장은 벌써 후라이드 치킨으로 변해 내 손에 쥐어졌다.
뭐, 덕분에 잠시나마 입은 즐거웠다지만,
이젠 무엇으로 추억을 남기지?
또 어떻게 내 느낌을 표현하지?
뭔가,
또 하나의 시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슴 한 켠이 괜시리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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