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3 - 첸나이 도착


홍콩공항에서 대기한 시간을 포함해서 장장 19시간이 지난 후에야,

새벽 1시 30분에 드디어 인도 '첸나이' 공항에 도착했다.

얼핏 주워들은 말에 따르면,
새벽에 도착하게되면 차라리 공항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나오는게 좋다고해서,
나는 일단 짐만 찾고 공항에서 밤을 셀 계획을 야무지게 세워놨었다.



그런데,
짐을 찾고 한 10발자국 앞으로 걸어가니,



어라? 밖이다...






아니, 무슨놈의 국제공항이 요로코롬 허술하게 정문이 튀어 나온단 말인가!?!?



게다가 공항바로 바깥쪽부터는 불빛과 공기마저 틀렸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 나올듯한 할렘 분위기랄까?
암흑의 도시 그 자체였다.

내가 출구에서 어리버리하게 주위를 둘러보자,
수많은 인도인들이 흰눈을 크게 뜨고 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주위에서 하이애나처럼 서있던 삐끼들이 조금씩 내게 달려들었고,
나는 절에서 불경외우듯 "No, Thanks"를 중얼거리며 구석으로 탈출하기 바빴다.

머리속에서는 아직도 충격의 여파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어디론가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이드 북을 뒤적뒤적 거리며 근처에 있다는 전철을 타러가기로 했다.






전철을 타려면 지하도를 건너가야 했는데,
어이없게도 지하도에 도착해보니 바닥에는 발목이 잠길만큼 구정물이 차 있었다.

.......나는 뭔가 조금씩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며,
바지를 한 움큼 접고 지하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 옆에는 사냥개처럼 보이는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다니고 있었고,
길바닥 주변 곳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담요를 덮고 누워있었다.

가는 곳마다 충격의 연속...

아, 이런게 인도구나.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눈 앞에서 벌어진다던..
바로 그 인도구나.

하지만 낯선장소에서 벌어지는 이런 기막힌 상황들은 내게 두려움보다는 왠지모를 설레임을 안겨주었다.






전철을 타고난 후에도 어이없음의 세레나데는 쭉 이어졌다.
전철이 출발할 때 문을 그대로 열어놓은 채로 달리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지금 생각해보니 문이 애초에 없었던거 같기도 하다.)

어이가 없어서 옆에 앉아있던 인도인에게 물어보니,
흔쾌히 웃으며 돌아오는 대답.

"노 프라블럼!"
 


그리고 열차는 그냥 그렇게 달린다.....

아무렇지도 않게...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듯이...






뒤에서 누가 밀면 그대로 세상과 안녕일텐데...

나는 여행자보험도 들지 않은채,
겁없이 문쪽에 간지있게 서서 한밤중의 첸나이를 감상하며 시내로 향했다.





새벽에 맞이한 첸나이 센트럴 기차역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마치 시체처럼 사람들이 줄 맞춰서 길바닥에 다닥다닥 누워있는데,
그 위를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아랑곳 하지않고 지나다니고 있다.

도시전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텁텁한 냄새..


....이건 뭐..
.
.
.
뭐야 이거 진짜 ㅡ_ㅡ??



응?? 여긴 어디??? ㅡ_ㅡ??

나는 누구?? ㅡ_ㅡ?


호로롤롤롤로로로로~~~




인도 도착한지 4시간 가량.

설레임이고 자시고..
나는 조금씩 코마상태가 되어갔다.


'여행가기 > In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여행 5 - 첸나이 출발  (9) 2009.03.17
인도여행 4 - 숙소가는길  (11) 2009.03.03
인도여행 2 - 출발준비  (6) 2009.03.01
인도여행 1 - 마음잡기  (7) 2009.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