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호텔숙소에 와서 주인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혹시 에어컨 있어요?"
주인장은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커다란 팬만이 달려있었다.
..^_^ 아하!
어이쿠. 뭘 기대한 내가 바보요. 마이 미스테이크지.
하하하. 에이 못난 놈.
그래 맞아.. 너희들보다 첸나이를 잘 알 수는 없을 것 같아.
인도와서 처음으로 화장실에 갈 일이 생겼다.
호텔 종업원에게 화장지를 좀 빌릴 수 없냐고 물어보니..
인도에서는 다들 물과 손으로 해결한다면서 해맑게 웃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야..... 아...'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문화적 상대성을 무시했구나.. 아이구 바보. 그래 마이 미스테이크였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지.'
여러번 고민끝에....
결국 내 소중한 '타임테이블' 뒷 페이지 몇장을 희생하여 거사를 치르고 나왔는데..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상쾌하게 밖으로 나서자마자,
난 호텔 바로 옆 상점에서 휴지를 파는 것을 목격했다.
글쎄..그냥 왠지 모르게 눈가가 촉촉히 젖어드는건...
..먼지 때문인가..?
이들의 경우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젊은 여자일 경우에는 거의 99%가 어린이 혹은 갓난아기를 데리고 함께 구걸을 하고, 남성일 경우에는 불구가 많다.
물론 어느나라를 가던지 이런부류의 사람은 있지만, 내가 본 이들은 '어떠한 일을 할 의지' 도, '노력' 도 없어 보였다. 마치 누군가에 의해서 이러한 생활에 오랜세월동안 길들여진 듯 한 느낌이었다. 하루종일 자전거 페달을 밟아가면서 100루피를 버느니, 길에 죽치고 앉아 구걸을 해서 50루피 버는게 낫다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삶의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마도 일부 여행자들이 단단히 한 몫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이 점은 인도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겠지만,
일단 여행자 차원에서 지켜야 될 일은, 이들에게 손쉽게 돈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배고품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돈이 아닌,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것이다.
사실 인도에 오기 전부터 기차연착에 대한 악평은 익히 들었기 때문에,
기차역에 올때는 단단히 마음의 각오를 하고 왔었다.
하지만 적어도 첸나이에서 열차가 연착되는 것은 못봤다.
그리고 다른역과는 다르게 실내에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이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후에 북부지방을 여행하면서 느꼈는데,
웨이팅룸이 아닌 곳에 이렇게 많은 의자가 있다는 건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다.
(다른 역들은 대부분 그냥 맨바닥에 사람들이 누워있다. -_-;)
열차가 들어올때는 언제나 설레인다.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다양한 사연과 서로 다른 가방을 가지고
똑같은 기차에 올라탄다.
자.. 이제 꿈에 그리던(?) 뭄바이를 향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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