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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5 - 첸나이 출발

처음 호텔숙소에 와서 주인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혹시 에어컨 있어요?"

주인장은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커다란 팬만이 달려있었다.


..^_^ 아하!

어이쿠. 뭘 기대한 내가 바보요. 마이 미스테이크지.
하하하. 에이 못난 놈.




그래 맞아.. 너희들보다 첸나이를 잘 알 수는 없을 것 같아.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뭄바이로 떠나는 날 아침.
인도와서 처음으로 화장실에 갈 일이 생겼다.

호텔 종업원에게 화장지를 좀 빌릴 수 없냐고 물어보니..
인도에서는 다들 물과 손으로 해결한다면서 해맑게 웃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야..... 아...'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문화적 상대성을 무시했구나.. 아이구 바보. 그래 마이 미스테이크였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지.'

 

여러번 고민끝에....
 
결국 내 소중한 '타임테이블' 뒷 페이지 몇장을 희생하여 거사를 치르고 나왔는데..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상쾌하게 밖으로 나서자마자,
난 호텔 바로 옆 상점에서 휴지를 파는 것을 목격했다.





글쎄..그냥 왠지 모르게 눈가가 촉촉히 젖어드는건...

..먼지 때문인가..? 




인도에서 길가를 걷다보면 노숙자와 구걸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이들의 경우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젊은 여자일 경우에는 거의 99%가 어린이 혹은 갓난아기를 데리고 함께 구걸을 하고, 남성일 경우에는 불구가 많다.

물론 어느나라를 가던지 이런부류의 사람은 있지만, 내가 본 이들은 '어떠한 일을 할 의지' 도, '노력' 도 없어 보였다. 마치 누군가에 의해서 이러한 생활에 오랜세월동안 길들여진 듯 한 느낌이었다. 하루종일 자전거 페달을 밟아가면서 100루피를 버느니, 길에 죽치고 앉아 구걸을 해서 50루피 버는게 낫다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삶의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마도 일부 여행자들이 단단히 한 몫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이 점은 인도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겠지만,
일단 여행자 차원에서 지켜야 될 일은, 이들에게 손쉽게 돈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배고품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돈이 아닌,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것이다.




사실 인도에 오기 전부터 기차연착에 대한 악평은 익히 들었기 때문에,
기차역에 올때는 단단히 마음의 각오를 하고 왔었다.

하지만 적어도 첸나이에서 열차가 연착되는 것은 못봤다.


그리고 다른역과는 다르게 실내에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이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후에 북부지방을 여행하면서 느꼈는데,
웨이팅룸이 아닌 곳에 이렇게 많은 의자가 있다는 건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다.
(다른 역들은 대부분 그냥 맨바닥에 사람들이 누워있다. -_-;)




열차가 들어올때는 언제나 설레인다.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다양한 사연과 서로 다른 가방을 가지고 
똑같은 기차에 올라탄다.




자.. 이제 꿈에 그리던(?) 뭄바이를 향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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