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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9 - 도비가트 가는길

뭄바이를 떠나는 날 아침.
아침 7시가 안되었을 무렵, 잠에서 일찍 깼다.
더이상 잠도 안오고 해서 카운터 옆에 있는 쇼파에 앉아서 글을 적고 있는데,
'라트비아' 에서 왔다는 여자 2명이 방을 구하러 왔다.

더블룸을 500루피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대충봐도 우리보다 훨씬 비싼가격이다.

직감적으로 사기의 냄새를 맡은 내가 두눈을 반짝이며 주인을 쳐다보자,
주인은 내게 연신 윙크를 해댄다.

뭐, '라트비아'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할 생각도 없었지만,
주인 아저씨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윙크를 보고나니 더더욱 신경쓰기 싫어졌다.

Oh, My eye!!! My eye!! 돌려놔 ㅡ_ㅡ;;;;




일단 숙소를 나오자마자 배부터 채워야 했다.
비록 둘다 몸은 말랐으나,
식욕만은 임산부였던 우리는 근처에 있던 외국 여행자에게 맛있는 음식점을 추천받았다.




그가 추천한 '마살라 도사'.
넓적한 과자(?)안에 향신료가 살포시 들어간 일종의 팬케이크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별다른 인도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던터라 둘다 상당히 맛있게 먹고 나왔다.
그리고 사실 배고프면 뭐든 맛있다.




뭄바이 시내에는 오토릭샤가 없기때문에, 택시를 타고 뭄바이 CST 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택시 또한 릭샤못지않게 막장이다.
속도계는 예전부터 망가졌는지 움직이지도 않고, 주유계는 고(高)점과 저(低)점을 계속 왔다갔다 거리고 있다.
그건 둘째치더라도 운전사의 곡예운전은 롯데월드의 놀이기구보다 나를 긴장시켰다.
아니.. 놀이기구는 레일따라 움직이기라도 하지. 이건 뭐..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없으니..

내리면서 기사에게 따끔하게 말했다.

"You are a best driver~"




기차역에 있는 짐 보관소는 꽤 유용하다.
요금도 10루피밖에 안하기 때문에 당일치기 배낭여행일 경우에 특히 좋다.
하지만 물론 역설적으로 정말 중요한 물건은 맡기면 안된다.
인도니까....-_-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 하는데
버스가 '정차' 한다기보다 '스쳐지나 간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속도를 최대한 낮춰서 지나가면 사람들이 알아서 올라타고 내리는 시스템.
(물론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아니 역시나 문 자체가 없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뭄바이 최대의 빨래터 '도비가트' .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도비가트 바로 윗쪽에 위치한 다리 위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본 그곳은 그저 '빨래터' 일 뿐이다.
그리고 '높은 빌딩이 들어선 상업의 중심지 뭄바이'의 이중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장소였을 뿐이다.




이 곳에서는 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빨랫감을 가지고 수 없이 돌에 내려치면서 빨래를 한다.
그들에게 그것은 Job이었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일을 하고 있다.

분명 이들중에는 제2의 간디가 나올 수도, 제2의 네루가 나올 수도 있을 텐데,
지금은 그저 관광객들의 사진 속 인물이 되어버린다.
동물원의 코끼리가 따로없다.

누가 그들을 '도비왈라' 로 규정짓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