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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11 - 빈민가 탐험


한참을 걷다보니 배가 고팠다.
무작정 현지식당 안으로 들어가 생각없이 아무거나 시켜버렸다.

그리고 식당위에 걸린 달력을 보니, 이제 한국을 떠난지 겨우 5일째.
하지만 기분은 한 10일은 지난 것 같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 친구들..
모두 잘 있을까?.... 잘 있겠지... 잘 있을꺼야... 아.. 몰라몰라 배고파.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른채 정신없이 먹었다.
현지인 식당이라 가격도 아주 쌌지만, 맛 또한 좋았다.

그런데 우리가 닭고기 관련메뉴를 시키자, 주인이 갑자기 밖에서 까마귀를 잡아왔다고 하는데...
뭐...아니겠지.. 그저 우연의 일치일게야.




하루종일 슬리퍼를 신고 길을 걷다보니
엄지발가락 윗쪽이 슬리퍼에 쓸려서 살이 벗겨져버렸다.
쓰라림을 참고 가다가 때마침 근처에 큰 병원이 있길래, 무작정 들어가 보았다.

미안해서 그냥 밴드하나만 얻을 수 없냐고 했는데,
간호사가 안쓰러웠는지 손수 소독해주고 붕대로 감아줬다.

잠깐이나마 침대가 얼마나 편안한지...
생각같아서는 한 몇시간 자고가고 싶었지만,
나도 양심이 있지....*-_-*




모두들 흰눈을 크게 뜨고,
한번씩은 꼭 우리를 쳐다보며 지나간다.

그러고보니 개그 프로그램의 한 유행어가 생각난다.

"스타가 되고 싶어?"
....그럼 인도로 가면 된다.








길을 걷다가 어떤 어린이가 얼음을 밟고 있는 장면을 보고는 무심코 사진을 찍었다.
그러자 그 광경을 보던 다른 꼬마녀석이 내게 다가왔다.

"대체 왜 이런걸 찍는거죠? 이건 나쁜거라구요. 이런거 말고 타지마할 같은 인도의 좋은 것들을 찍으세요."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생정도 되어보이는 꼬마녀석이 등에 가방을 둘러멘채로 내게 말했다.
가뜩이나 명령조로 말하길래 조금 기분이 언짢았는데,
하는 얘기를 쭉 들어보니 '넌 이런 것들을 봐서도, 찍어서도 안된다. 네가 인도의 나쁜면을 보고 사진으로 찍어가면 인도의 이미지가 나빠진다.' 라는 식의 말이었다.

물론 꼬마녀석의 말이 100%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타지마할도 인도의 모습이고, 내가 방금 본 장면들 또한 인도의 현실이다. 서울에도 최첨단 빌딩숲과 달동네가 공존하고 있듯이 그 어떤 것도 단 한가지 면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게 나쁜면인지 좋은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것을 알지 못한다면 장님이 코끼리 다리만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건가. 이건 그저 부잣집 도련님의 현실부정이다.

실제로 인도는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며 훌륭한 문화재들이 많다. 자연풍경 또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하지만 반대로 빈민문제가 심각하고 위생상태도 매우 안좋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앞으로 인도가 풀어가야할 과제일뿐이지 눈감고 부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이 곳에 온 목적은 '인도' 를 보기위해서지 그저 '타지마할'이나 '높은 빌딩들'만을 구경하러 온 게 아니니까.


▶ 인물 사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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