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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12 - 또 다시 홀로

길거리에서 몇시간을 헤매고나니, 드디어 뭄바이 기차역을 다시 찾았다.
뭄바이를 떠나기전까지 어느정도 여유시간이 있었기에, 인터넷이나 하려고 PC방을 찾아보았다.
어디한번 가볼까~~ 랄랄라~


...그리고 40분 후.

일부러 꽁꽁 숨은듯이 PC방은 보이지 않았고..
마침 근처에 있던 꽁지머리 독일인 청년에게 길을 물어봤다.
마침 그 청년도 PC방을 찾고 있다고 하길래 같이 찾아보기로 했다.
어디한번 가볼까~~ 예압~


...또다시 30분 후,

역시나 PC방은 찾을 수 없었고..
마침 근처에서 서성거리던 서양 할아버지 2명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역시나 그 할아버지들도 PC방을 찾고 있다고 한다.
휴, 같이 가봅시다.



.................40분 후..



할렐루야 베이베.
드디어 절망의 끝에서 PC방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나마도 자리가 부족해서 약간 줄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좀 어이없는건 PC한번 쓰는데 여권사본까지 제출해야 했다는 점이다.

"뭐야!? 여권을 니네가 왜 복사하는데??"

....라고 소리쳐 주고 싶었지만, 인터넷 한번 해보려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위해 군말없이 웃으며 여권을 넘겨줬다.
같이온 독일청년도 연신 "What?? hu..I can't understand!!" 을 내뱉으면서도,
막상 자신 차례가 되자 기꺼이 손수 여권을 복사해서 줬다.

'...짜식.. 너도 별 수 없구나. -_-'




뭄바이 CST역은 영국의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건물이다.
때문에 건물만 보자면 마치 '사회과 부도' 유럽편에 실렸을 법한 사진을 보는 것 같다.
안전상의 이유인지.. 실제로 가까이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동행과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역 바로 앞에 있던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메뉴이름이 꽤 길었던 토스트를 시켰었는데...
나온걸 보니 그냥 일반 식빵에 잼 약간 발라놓은 거다.
게다가 중간에 만드는 장면을 슬그머니 봤는데 잼을 손바닥으로 바르고 있었다.

"홀리...쉬엣.."

...어쨋거나 배고파서 맛있게 먹었다.




어느새 날이 저물고,
'아메다바드'행 기차 출발시간이 다되어 갔다.

이제 홀로 걸어갈 시간.
비록 2일뿐이었지만, 생활을 함께 했던 동행과의 헤어짐은 무척 아쉬웠다.
하지만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 생각하며 기꺼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기차역에 도착하고,
이제 다시금 진정으로 혼자가 되었다.

순간 옆에 있는 전화기가 눈에 들어왔는데, 보고있자니 한국에 있는 사람들 생각이 났고, 수화기를 들어 얘기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이르다.
아직 갈길이 많으니까..

가방을 다시 주섬주섬 메고,
약간의 공허함과 묘한 설레임을 느끼며 기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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