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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14 - 원점으로


호수를 나온 뒤,
오토바이를 파킹하던 한 청년에게 버스는 어디서 타야되냐고 묻자, 난데없이 윙크를 하며 나보고 뒤에 타란다.

으응 -_-?

...그렇게 아침부터 오토바이 질주는 시작됐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붙어있던 쇠붙이를 꽉 잡고 있을 뿐이었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각자 바쁘게 움직였다. 청소하는 사람, 가게 문을 여는 사람, 수많은 오토릭샤들..
호수로 올때는 릭샤를 타고 좀 걸렸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지름길로 가는지 큰길과 골목길을 몇번 통과하니 금세 버스정류소가 나왔다.




흐르는 콧물을 닦으며 고맙답시고 '땡큐'를 남발해대고 있는데,
청년도 기분이 좋은지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까지 골라주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올라타자마자 버스가 출발하는 바람에 인사를 나눌 여유도 없이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 잠깐 동안에도 어설프게 창문을 사이에 두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아...짜식, 간지나는구만.
복 받을껴.. 젊은이..




아메다바드의 버스는 뭄바이보다 조금 더 열악하다.
의자는 마치 공원 나무벤치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줬고,
운전석에 둘러쌓인 철창은 교도소 독방을 연상케 했다.
비교가 될리 없겠지만, 한국의 버스의자는 뭐 거의 쇼파 수준인 셈이지.

어쨋거나 버스 벤치(?)에 앉아 몸을 추스리고 있는데
창밖으로 크락션소리가 울려 쳐다보니,
조금 전 그 청년이 옆차선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유... 니가 고생이 많다..ㅡ.ㅡ;'




얼마나 갔을까..
갑자기 버스 운전기사가 내리라고 해서 허겁지겁 배낭을 메고 나가보니 기차역이었다.
슬쩍 시계를 보니 아침 8시도 안됐다.

응? 잘못봤나?
몇번을 쳐다봐도 시계초침은 7시 50분경을 지나고 있다.
홀리샷... 새벽부터 잠한숨 못자고 걸어다닌탓에 이미 하루죙일 돌아다닌 것 같은데.
겨우 아침 8시? 할렐루야 샤발라바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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