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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16 - 우다이뿌르


아메다바드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우다이뿌르'로 향했다.
아메다바다를 함께 유랑했던 일행들은 나와 목적지는 같았지만,
기차표를 따로 예매했었기 때문에 나만 홀로 멀리 떨어진 칸을 타고 왔어야 했다.
그런데 때마침 내 주위에는 모두 네팔인들이 탔다.
대략 20~25명은 되어 보였는데, 물어보니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내 칸주변에는 죄다 여자들만 앉았는데, 어머니 한명을 빼고는 모두 자매였다.
출발한지 3분쯤 지나니, 슬슬 그분들 가방에서 먹을거리가 쏟아져 나왔고...
인심좋게도 내게 먹을거리를 넘치도록 나눠주시는데, 아무래도 난 굶어죽을 팔자는 아닌 것 같다.

주로 견과류 같은 것들이 많았는데
한국으로 치면 라면땅 같은 것과 볶은 콩,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갈색 쬰드기들을 내게 건네주었다.
덕분에 입이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만, 나도 뭔가를 나눠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난 가진 것이 없었다.

그러고보면 인도에 와서 항상 누군가에게 받기만 하는 것 같다.
그것이 유형의 물질이든, 무형의 물질이든...

사실 인도에 올때 아이들에게 나눠주려고 가져온 물건이 있긴 하다.
그것은 바로 자그마한 군대 뱃지.. -_-
.....뭄바이와 아메다바드에서 몇번 뿌려봤지만..
호응도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안좋았다. ^^^^

비록 말은 안통했지만, 걔들의 표정으로 유추해본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뭥미??"  혹은  "어쩌라고 ㅅㅂㄻ"  아니면  "이거 뭐 밥말아먹는거??"


그 후 상처입은 순수한 내 영혼은
'이제 너희들에게 선물은 없다 써글럼들...' 이라는 마인드로 일관하게 되었다.

그 아이들이 원했던 것은,
오로지 돈, 스쿨 펜, 쵸콜렛 뿐이었다.


어쨋거나 네팔분들에게 배불리 얻어먹고 잠을 한 숨 자고나니 '우다이뿌르'에 도착했다.




기차안에서 만난 새로운 한국분 1명을 포함해 4명이서 같이 숙소를 잡으러 갔다.
바로 옆에 큰 가트가 있는 전망좋은 숙소였다.




아침이라 안개가 껴있었지만, 그 때문인지 더욱 운치있어 보였다.
그리고 이곳은 인도에서도 유명한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라 주변에 유명한 음식점들도 많았다.




우다이뿌르는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멍~ 때리다' 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알게 된 곳이다.
그냥 의자에 앉아 풍경을 보다보면 금세 시간이 흘러간다.

그렇게 덥지도 춥지도 않고,
풍경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책도 읽다가..
일기도 쓰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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