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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17 - 영화관람

숙소에서 도미토리로 방을 잡고 짐을 풀고 있는데, 먼저 머물고 있던 한국인 남녀 여행자분들을 만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남자분은 이미 인도에 온지 5개월째..
여자분은 인도에 온지 8개월째...
우리는 겨우 7일...

우리는 아주그냥 파릇파릇 자라나는 새싹이지요. 랄랄라..

잠시동안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곧장 시내로 구경을 나갔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무얼할지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는 바로 당시 흥행 1위였던 '가지니(Ghajini)'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메멘토(영화) + 파리의 연인(드라마)" 를 섞어놨다고 보면 되는데,
사실 처음에 보러 갈때만 하더라도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힌디어를 알아듣지도 못할 뿐더러 인도영화하면 왠지 낙후되어 있을듯한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에 오기전부터,
인도에 가면 꼭 인도영화를 현지 극장에서 보라는 얘기를 수도없이 들어왔기에... 그냥 경험상 한번 보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대만족!
신기하게도 언어가 통하지 않음에도 모든 내용을 알 수 있고,
극장에서 인도인들의 반응들도 재미있고.. 게다가 아름다운 미녀들 *-_-*......

인도영화와 극장문화는 인도인 그들만의 특색이 있다.
일반적으로 상영시간이 보통 3시간인데, 영화시간이 긴만큼 중간에 꼭 쉬는시간을 준다.
1시간 30분즈음이 되면 갑자기 영화가 뚝 끊어지더니, 어이없게도 "쉬는시간" 이라는 자막이 화면에 뜬다.
그럼 사람들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라운지에 나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들어온다.
그리고 다시 영화 시작 -_-;

또 한가지는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인도인들의 반응이다.
영화도중에 핸드폰을 가지고 큰소리로 통화하는 건 그냥 예삿일이요..
양말을 벗고 두 발을 앞좌석으로 내 뻗는 것도 그리 큰 일은 아닌듯 싶었다.
그리고 화면에 고양이가 나오면 누군가가 "야옹~ 야옹~" 소리를 낸다거나...
연인들끼리 약간의 키스신이라도 나올라치면 아주그냥 좌석 여기저기서 휘파람을 불고 난리법석을 피운다.
상황이 이러하니 베드신이라도 나오면 이미 극장은 열광의 도가니다.

마지막으로 인도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꼭 있다.
그것은 바로 영화 중간 중간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댄스타임...
꼭 주인공들이 나와 노래를 하면서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최근 한국사람들도 많이 본 '슬럼독 밀리어네어'(엄밀히 말하면 인도영화는 아니지만) 를 예를 들어보자면,
마지막에 자막 올라가면서 나오는 그런 댄스와 노래들이 실제 인도영화에서는 중간중간 여러번 나온다고 보면 된다.

처음엔 이 모든 것들이 어색하기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영화 ost를 흥얼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실제로 인도전역에서 유행하는 노래들은 자국영화ost가 많았다.


'볼리우드'라 불리며 헐리우드가 장악한 영화세계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는 인도영화시장...
그 규모나 수준에 있어서 두려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