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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19 - 쉴프그람과 몬순팰리스


씨티팰리스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곧장 쉴프그람으로 향했다.
걸어서 가기에는 거리가 꽤 되기때문에 오토릭샤를 타고 갔다.
이 곳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민속촌' 같은 곳인데, 가는날이 장날인지 우리일행들 외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 수 있었다. (사실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다한들 그닥 볼거리는 많지 않다. -_-;)




우리가 입구에 들어서자,
방문객이 없어서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쉬고 있던 악사와 댄서들이 분주해졌다. 갑자기 씨름판같이 생긴 공간으로 댄서들이 나오더니 음악을 켜고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척보기에도 우리를 의식한 행동인 듯 싶었다. 당황해하며 急시작을 해대는 것이 느껴졌지만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웃으며 춤을 추던 인도여인들이 갑자기 우리에게 손짓을 하며 같이 추자고 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분위기에 나는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었지만, 나머지 일행들은 그녀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연신 자진모리스텝을 밟아댔다.

고작 우리 6명만을 위한 연주와 댄스. 그 감동적인 무대는 잠시나마 인도인들의 대한 친근감, 그리고 일행들의 춤실력을 확인 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민속촌 길바닥을 지나가는 개는 뱃가죽이 척추에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지만, 그림자만큼은 늑대 못지 않다.




세계 어느나라 민속촌을 가도 존재하는 '기념품 가게' 에서는 역시나 특별한 물품(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특별하다고 주장하는 물품)을 팔고 있었는데, 작동원리가 신기한 것들도 있는반면에 100원짜리 뽑기로 뽑혀 나와도 안가질만한 물품들도 많았다. 그리고 조금 어이없는 가격책정도 많았는데, 척보기에도 똑같은 제품이 가격이 틀리다.

"아니, 이거 똑같은거 같은데 왜 가격이 비싸요?"

"이건 '시바신'[각주:1] 을 조각한거니까..."

"...뭐여...-_-;; 아, 그럼 저 조그만거 저게 이쁘네. 저건 얼만데요?"


"저건안돼. 저건 내꺼야."

"ㅡ_ㅡ 으응?"

"저건 소중한 거라서 안팔아. 걍 다른거 사~"


...뭐...이런식이다.




사방에서 '깜까로나'[각주:2] 라는 얘기가 오고가고, 쉴프그람에서의 쇼퍼홀릭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일몰시간에 맞추어 몬순팰리스를 가기위해 릭샤에 탔는데, 가는길이 꾸불꾸불한 산을 빙빙돌아 올라가는 급경사길이다. 운전사까지 총 7명이 탄 오토릭샤는 덜컹 거리며 거의 걸어가는 속도로 산을 올라갔다.




마침내 도착한 몬순팰리스.
운좋게도 일몰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한 곳이라 주변경치가 한눈에 보인다.




가보면 척하고 감이 오지만, 이곳은 확실히 연인들의 명소다.
역시나 내가 있을때에도 연인 한쌍이 소근거리고 있었다.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일몰을 보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이런 여유를 가지게 된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여행을 하고 있었지만 날마다 무언가에 쫓기며 바쁘게 움직이던 탓에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내 마음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 난 다짐을 했다.
날짜에 맞춰 움직이지 말자.
굳이 많은 도시를 돌아다니려 하지 말자.
그냥 좋은대로, 마음가는대로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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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바(Shiva)는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서 원래는 부와 행복, 길조를 의미하는 신이었으나 나중에 창조와 파괴의 신이 된다. 시바신이 지상에 인간으로 나타난 것이 왕이며, 왕은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라고 믿었다. 서사시에선 10개의 팔과 4개의 얼굴을 가졌으며, 눈은 셋이고 용의 독을 마셔 목이 검푸르다고 전해진다. [본문으로]
  2. 가격을 깍아달라는 뜻의 힌디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