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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33 - 학교 구경가기

일행들을 푸쉬카르와 자이뿌르로 모두 보내고나니
그 많던 일행들 중에 내 옆에는 단 한명만이 남았다.

그마저도 같이 아침을 먹고나서 각자 따로 행동을 하게 되니...

결국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되었다.



나홀로..
그냥 기분따라.. 걸음따라..
복잡한 자이살메르 성 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그렇게 걸으다니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뜬금없이 인도의 학교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리곤 단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무작정 현지인에게 말을 걸어서 근처에 있다는 한 학교를 찾아갔다.


학교 정문 도착!

힌디어로 써있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학교란다.
입구에서부터 뭔가 상당히 교도소같은 아우라가 흘러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대한 내 열의는 꺽을 수 없었다.
(사실 그닥 할 일이 없기도 했지만..)

사뿐히 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보니 아담한 정원이 나왔고..
잔디밭 같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서 학생들이 보였다.

남녀가 따로 모인걸로 봐서, 역시나 이곳에서 남녀합반이라는 것은 그저 꿈에 불과한 듯 ㅠ


얘들아! 나도 학생이야~ 대학생..;

때마침 쉬는시간 같았는데..
내가 운동장 한가운데로 들어서니 사방에서 수백명의 시선이 느껴졌다.

여자얘들은 수줍은지 그저 웃고만 있는데,
남자아이들 몇명은 내게 다가와서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환호성에 나도 당황해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반대편 건물에서 선생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 쪽으로 뛰쳐나왔다.

'아...이걸 어쩐다 -_-'

괜히 내가 와서 방해가 되었던 게 아닐까?

조용히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그 선생님은 나를 잡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나를 교장실로 안내했다.

.....한사코 사양했지만,
그 교사는 마치 장학사가 찾아온 것 마냥 내게 음료까지 대접해줬다.



그렇게...잠시후.
난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_-;
그는 내게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물었다.

"아..그게 전 한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인데.. 인도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오게 됐어요."

(물론...... 개드립이었지만...;;)

내 대답을 듣자,
교장은 껄껄 웃어대며 자기네 학교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내 전공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묻더니.. 잠시후에는 선생님 한명을 붙여줄테니 수업참관을 하라고 했다.


ㅡ.,ㅡ???;;;; 아... 네??..



이리하여 얼떨결에 각 반을 돌아다니며 수업참관을 하게 되었다.

뭐 대충, 반에 문 열고 들어가서 학생들에게 내 소개를 하고...
교실 제일 뒤에 가서 안내 선생님과 같이 앉아서 수업하는 걸 지켜보는 식이었다.

옆에선 안내선생님이 내게 지금 하는게 뭔지 영어로 계속 얘기해주고...
난 그저 감탄사와 추임새 넣기 바빴다.



처음 들어간 반은 수학을 배우고 있었는데,
뭐.. 싸인, 코싸인 어쩌고 하는데...
한국에서 조차도 수학에 관심이 없었던 내게는 그저 외계어일뿐...-_-

이윽고 이어진 역사수업, 종교수업을 차례로 들어보았는데,
다른 건 둘째치고 특이한 점은 종교였다.

이곳에서는 기본적으로 종교라는 과목을 어렸을때부터 배우고 있었다.
문화자체가 종교와는 뗄 수 없기도 하지만 정식 수업으로 배운다는 사실이 한국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여행을 하면서 매번 느꼈지만... 인도에서 종교의 힘은 대단하다.



이곳의 전반적인 시설은 비록 우리나라의 60~70년대를 보는 것 같았지만,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의는 대단했다.

졸기는 커녕, 선생님의 행동.. 손짓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눈빛을 보고 있자면,
그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공부하면서도, 이런저런 환경을 탓하며 학업을 게을리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러고보면
최근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인도 IT 인재들의 밝은 미래는
바로 이런 조그만 차이에서 오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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