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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31 - 가디사가르 호수

쿠리에서 낙타사파리를 마치고 다시 자이살메르로 돌아왔다.

방을 같이 쓰던 친구가 오늘을 마지막으로 헤어지게 되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원래 있던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자이살메르 성 안에 위치한 숙소로 짐을 옮겼다.


자 그럼.

오늘은 뭘 할까..
막연히 길을 나섰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한국인 커플이 추천해 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가디 사가르' 라는 호수에 가보기로 했다.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상당히 한적해 보여서 좋았다.
뭐 그렇다고 "Olleh~" 까지는 아니고..
그냥 Wow 정도랄까.

날씨도 좋고 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데,
역시나 남에 일에 관심많은 인도인은 또다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하여..
인도 동북쪽에서 가족끼리 여행을 왔다는 인도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을 무렵..

이번엔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 인도인이 또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자신은 자이살메르 지역신문사 기자인데..
나같은 여행자가 자이살메르에서 '여행사진 찍는 모습'을 찍고 싶단다.

졸지에 호수앞에서 여행사진찍는 포즈 한번 취해주시고..
말하고 있던 인도 가족들과도 사진을 한방씩 나눠 찍었다.



이윽고 신문기자와 가족들이 모두 호수를 떠나고,
일행들과 햇볕이 안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니,
호수 가운데에는 마치 섬처럼 사원 하나가 떡하니 위치해 있는게 꽤 운치있어 보였다.

그 때문인지 호수 정문앞에는 보트를 대여해주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으응??

그런데 한동안 호수를 쳐다보고 있자니,
한쪽으로 매우 기울어져 있는 오리배 한척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뭔가 싶었는데,
눈으로는 잘 안보여서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눈을 대고 렌즈의 줌을 당겨 보았다.



그러자 카메라에 나타나는 한 남자의 애처로운 발놀림 ㅠㅠ


알고보니 아까전부터 호수 주위를 서성거리던 서양 남성 여행자였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오리보트를 삐걱거리며 페달 밟고 있는 남성을 보니..
왠지모를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이보게 그건 커플용이라네!"

라고 소리쳐 주고 싶었지만..

이미 그에겐 중요치 않은 것 같았다.



.....그래.. 아마 그것은 그의 운명이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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