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쉬카르는 상당히 작은 마을이다.
기본적으로 호수가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고, 그 주위를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인데,
예전 아메다바드 구석에서 봤던 호수보다도 작은 규모니 말 다한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수많은 배낭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 건,
푸쉬카르만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반증하는 거라고 본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호수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이 돌아다니며 호숫가를 파내고 있었다.
거의 호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3~4m 정도의 깊이로 파내고 있었는데, 꽤 보기가 흉했다.
뭔가 공사가 진행중인 듯 싶어서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호수를 청소하고 있는 중이란다.
호수 바닥을 갈아엎어서 쌓인 쓰레기들을 치우는 건데 호수가 크기 때문에 절반씩 나눠서 한다.
보통 몇년 주기로 진행이 되는데, 하필이면 내가 왔을때 청소중이라니......
어쨋거나 다시 숙소로 돌아온 후,
잠에서 깬 일행들과 주변을 구경하러 나갔다.
길을 걷던차에 북소리가 들려서 찾아가보니,
누군가 작은 쪽방 같은 곳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인도 전통 북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독일 여자 한명이 신명나게 북을 두드려대고 있었고,
옆에선 인도인 한명이 시크하게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같이 있던 일행 몇명도 스틱을 쥐어잡고 레슨을 받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 이미 자진모리와 휘모리 장단을 섭렵했던 나로서는 그닥 흥미를 끌만한 리듬이 아니였다.
서양 여행자 한명이 인도악사와 합주를 하고 있다.
호수 옆에서는 한국인 남자 한분이 모금활동을 하고 있었다.
주로 여행자들이나 현지인에게 옷이나 악세서리를 기증받고, 그걸 다시 저렴한 가격에 파는 식이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모은 돈은 동물보호를 위해 쓰는 것 같았다.
뭔가 보이지않는 포스에 의해 나도 옷을 기증하고 싶었지만,
반팔과 긴팔 달랑 2벌뿐인 내게 있어서 '기증'은 그저 사치에 불과했다.
사실 그동안은 우다이뿌르를 떠난후부터 계속되는 강행군이었는데,
간만에 잠도 푹자면서 하루종일 호수만 바라보는 여유도 생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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