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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39 - 옥상에서 들은 여행담


해질 무렵에 거행됐던 등산을 마치고나니 금세 해가 저물었고,
덕분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꽤 어두웠다.

마치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나 나올 법한 길이었는데,
때마침 길 한가운데서는 10여마리의 동네 개들이 서로 물어뜯고 짖고.. 말 그대로 '개싸움'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걷고 있었지만,
출국하기 전에 인도에서 미친개에 물려 광견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었던터라...
여차하면 뛸 태세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무사히 도심지에 들어선 후, 다른 사람들은 저녁식사를 하러가고,
나는 먼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숙소 현관을 들어서자,
푸쉬카르에 처음 왔을때 나를 이 숙소로 오라고 꼬셨던(?) 인도인 삐끼와 마주쳤다.
피곤한 마음에 그저 간단히 눈인사하고 지나치려고 하는데, 삐끼가 씨익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헤이~ 널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


........?

아주그냥 누가 보면 서로 절친인 줄 알겠다.


어쨋거나.
이녀석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보니 조금전에 푸쉬카르에 도착한 한국 여자 여행자가 있었는데,
날 위해서 특별히 자기네 게스트하우스로 모셔왔단다.

게다가 지금 옥상 레스토랑에서 차마시고 있으니, 빨리가서 잘 해보라는 격려의 말까지 내게 해줬다.
심지어 마지막엔 윙크까지.




그래서 어쩌라고.


말하는 투가 '나 참 대단하지? 칭찬해주세염 ㅋㅋㅋ' 라는 뉘앙스 였는데..
결국은 자기네 게스트하우스에 한국인 머물고 있다고 홍보하면서, 한명 또 낚아온 거잖아.
휴, 이 아름다운 사람아.........



난 어쨋거나 삐끼에게 낚인 또 한명의 희생자를 찾아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레스토랑에는 역시나 여자 한명이 앉아있었는데,
마치 서로 만나기로 약속이나 한 것마냥 대뜸 옆자리에 앉아서 레몬진저허니를 주문했다.

어떻게 오셨어요? 등등..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이 여자분, 이곳으로 여행을 온 방법이 참 특이하다.

한국에서 일을 관두고 꼴까타로 들어왔는데,
여행경비가 부족해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다고 한다.
그런데 친구 한명에게 빌린게 아니라, 굳이 안갚아도 될 정도의 작은금액(3만원정도)을 여~러명의 친구들에게 빌렸단다.

게다가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알 수 없는 포스마저 느껴졌다.


아..
이 분 뭔가.... 뭐랄까...


'프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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