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뿌르엔 참 유명한 라시 가게가 있다. 1
사실 그 라시집이 진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가이드북에서는 거기가 참 유명하단다.
내가 그 곳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그저..
pc방을 찾으러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정작 pc방은 못찾고 의도치 않게 그 라시집을 찾게된 거였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때마침 날씨도 후텁지근하고, 목도 마른터라.
냉큼 들어가서 라시 하나를 주문했다.
주문 후, 옆을 돌아보니 덩치좋은 백인 중년 남자 한명이 라시를 '쩝쩝' 거리며 먹어대고 있었는데,
나는 어느새 일말의 꺼리낌도 없이,
오지랖 스킬을 시전하며 그에게 살포시 말을 걸어대고 있었다.
결국,
몇 분 정도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들은 내용을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 나 독일에서 왔음Yo~
- 인도 혼자 여행중인데 이놈의 나라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음.
- 그나저나 여기 라시 맛이 아주그냥 우왕ㅋ굳ㅋ
- 축구는 독일이 세계제일임 ㅋㅋㅋ
- 아우 여기 진짜 덥네.
- 근데 너 어디어디 여행해봤음? 난 여기랑 저기 여행해봤음.
마치 이 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어내는 그의 입담에,
내 비루한 히어링 실력은 거의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니, 내가 말 안걸어줬으면 어쩔뻔 했어?!!?
그래도 시원한 라시 한잔과 토크쇼같은 대화 덕분에
pc방을 찾아다니며 솟구쳤던 짜증의 그래프를 잠시나마 낮출 수 있어서 좋았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쿨하게 그가 먹은 것도 내가 계산하겠다고 말했고,
그 역시 단 한번의 거절없이 그저 고맙단다.
하기야, 비싸봐야 10 몇루피 일텐데. 이건 뭐 생색내기도 뭐한 액수지.
그런데 계산할때 보니,
자그마치..
거의 100루피.
이자식 대체 뭘 먹은거야??
- '라시' = '요플레' 라고 보면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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