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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인도여행 43 - 오늘은 형이 쏜다


자이뿌르엔 참 유명한 라시[각주:1] 가게가 있다.
사실 그 라시집이 진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가이드북에서는 거기가 참 유명하단다.

내가 그 곳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그저..
pc방을 찾으러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정작 pc방은 못찾고 의도치 않게 그 라시집을 찾게된 거였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때마침 날씨도 후텁지근하고, 목도 마른터라.
냉큼 들어가서 라시 하나를 주문했다.


출처 : http://blog.naver.com/art20017709?Redirect=Log&logNo=100033992982

주문 후, 옆을 돌아보니 덩치좋은 백인 중년 남자 한명이 라시를 '쩝쩝' 거리며 먹어대고 있었는데,
나는 어느새 일말의 꺼리낌도 없이,
오지랖 스킬을 시전하며 그에게 살포시 말을 걸어대고 있었다.


결국,
몇 분 정도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들은 내용을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 나 독일에서 왔음Yo~
- 인도 혼자 여행중인데 이놈의 나라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음.
- 그나저나 여기 라시 맛이 아주그냥 우왕ㅋ굳ㅋ
- 축구는 독일이 세계제일임 ㅋㅋㅋ
- 아우 여기 진짜 덥네.
- 근데 너 어디어디 여행해봤음? 난 여기랑 저기 여행해봤음.



마치 이 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어내는 그의 입담에,
내 비루한 히어링 실력은 거의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니, 내가 말 안걸어줬으면 어쩔뻔 했어?!!?



그래도 시원한 라시 한잔과 토크쇼같은 대화 덕분에
pc방을 찾아다니며 솟구쳤던 짜증의 그래프를 잠시나마 낮출 수 있어서 좋았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쿨하게 그가 먹은 것도 내가 계산하겠다고 말했고,
그 역시 단 한번의 거절없이 그저 고맙단다.
하기야, 비싸봐야 10 몇루피 일텐데. 이건 뭐 생색내기도 뭐한 액수지.



그런데 계산할때 보니,


자그마치..

거의 100루피.











이자식 대체 뭘 먹은거야??





 

  1. '라시' = '요플레' 라고 보면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