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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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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57 - 사트나 카주라호에서 다음 목적지인 바라나시에 가기 위해서는, '사트나' 라는 곳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기차표는 미리 예매를 해뒀는데, '니키'와 '민수'가 250루피에 구해줄 수 있다던 기차 티켓은 내가 직접 티케팅 창구로 찾아가서 사보니, 171루피에 구입할 수 있었다. 시간은 흘러서, 어느덧 이곳을 떠날 날짜가 되었고, 숙소에 풀어놓았던 짐은 얼마 되지도 않아 배낭에 다시 차곡차곡 넣어졌다. 하기야 풀어놓은 짐이라고 해봐야, 세면도구, 빨래하고 널어놓은 티셔츠 하나, 슬리퍼 하나가 전부지만 말이다. 숙소옆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미리 도착해서, 버스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마침 '오르차' 누나들이 이곳에서 알게 된 한국인 남자한명(우리는 이 친구를 '용'이라고 불렀다.)과 같이..
인도여행 56 - 야크 치즈 시식기 카주라호에 온지 3일 정도가 지나자, 이젠 딱히 할 것도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 외곽길을 따라 한바퀴 돌고 와도 겨우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동네라, 이미 볼 거란 볼 것은 거의 다 구경한 상태였다. 결국 이제 남은 것은 그저 맛집 하나 발굴해서, 신나게 먹어보는 재미뿐이었는데, 특히 우리는 숙소 옆에 있는 빵집을 자주 이용했다. 빵집 주인은 네팔 사람이었는데, 말솜씨나 인상이 참 푸근해서 이곳에서 케잌을 살때면 항상 기분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그곳을 꽤 좋아했는지, 그곳에서 인기있는 케잌이나 과자를 사려면, 오전중으로 들려야만 원하는 걸 골라 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언젠가 그곳을 방문했을때, 우리가 그렇게 탐내던 쵸코케잌과 아몬드 쿠키가 이미 팔렸다는 사실을 통보받았고, 애석한 마음에 ..
인도여행 55 - 서부 사원군과 시골 학교 카주라호 동쪽에 있는 사원들은 여기저기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데 반해, 서쪽 사원군은 한 지역안에 모두 모여있다. 게다가 무료였던 동쪽과는 달리 입장료도 내야 했다 그래서인가. 여기저기서 손실된 부분에 대한 복구작업이 진행중인게 보였고, 전체적으로 이곳의 관리가 더 잘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는 동부 사원군보다 더 큰 규모의 사원이 있였는데, 전체적인 외향이 비슷해서 별다른 감흥을 얻지는 못했다. 사원이 크고 많으면 뭐하나. 계속 봤던거 또 보는 느낌인것을. 그렇게 별 생각없이 눈길을 돌리던 도중. ...그 유명하다던 조각상들이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부 사원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꽤 직설적인(?) 조각상들이었다. 신기한 점은 쳐다보기 어색한 조각상이 수없이 나열되어 있었지만, ..
인도여행 54 - 여자 혼자 인도 여행하기 카주라호의 시내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들이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 특히 일본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항상 나와 눈이 마주치면 반갑게 "니혼진 데쓰까? (일본인 이세요?)" 라며 말을 걸어왔다. 몇번은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일본인인척을 해보려 했지만, "코레가 난다요~ (뭐야 이건~)" 밖에 모르는 내 비루한 일본어 실력은 그저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 뿐이었다. 날씨가 어찌나 맑은지 하늘엔 구름한점 보이지 않았다. 때맞춰 일행들과 근처에 있는 사원을 돌아보려고 했는데, 제일 큰 규모인 서부사원을 빼고 나머지 사원들은 서로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돌아다녔다. 일행들과 시골길을 따라 천천히 페달질을 하던 것..
인도여행 53 - 남정네들의 습격 카주라호역은 준공된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상당히 깨끗했다. 바람을 맞으며 역 밖으로 나오니, 오르차에서 연락을 받고 우리를 픽업하러 나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인도 남자 2명이었는데, 2명다 한국말을 거의 현지인처럼 사용하는 걸 보고 깜짝놀랬다. 게다가 '니키'과 '민수'이라는 어설픈 한국어 이름까지 쓰는 녀석들이었다. (사실 웬만하면 블로그에서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이녀석들은 좀 거론할 필요가 있다 -_-) 엉겹결에 그들의 차를 타고, 카주라호 시내에 자리잡은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근처에는 꽤 맛있다는 한국식당도 있어서, 간만에 포식도 할겸, 닭볶음탕을 시켜서 먹었다. 4인분을 시키니, 커다란 세숫대야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상당히 ..
인도여행 52 - 카주라호행 기차 어느덧 오르차에서 머문 시간도 꽤 지났고, 카주라호로 떠나기 전날밤에, 일행들끼리 숙소에 둘러모여 맥주 한잔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 와중에. 숙소주인은 우리에게 슬며시 찾아와 짜이 4잔을 내밀며, 떠나기전 자기 숙소 추천글을 방명록과 한국에 있는 인도관련 카페에 좀 써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리고 카주라호에 자신이 아는 사람이 있다며, 카주라호에 도착하면 픽업도 해주고 숙소도 미리 잡도록 연락을 취해준단다. 이쯤에서 다시한번 느끼지만, 주인장 이녀석은 확실히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다음날 아침해가 뜨자마자, 다시금 짐을 꾸리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날씨가 좀 쌀쌀했는데, 카주라호로 가는 열차는 도통 언제쯤 도착할런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카주라호까지 가는 열차 종류는 하나밖에 ..
인도여행 51 - 오르차 돌아다니기 "아아아악~~!! 제발 좀" 다음날 아침, 역시나 내 귓속을 후벼파는 예배당 종교음악 때문에 잠이 깼다. 차라리 음악을 틀꺼면 주기적으로 테잎 좀 바꿔주지. 얼마나 수없이 재생해댔는지, 중간중간 음이 한없이 늘어지기가 다반사였다. 사실 내가 머무는 숙소건물의 구조도 참 특이한데, 방에 문이 양쪽에 2개가 있다. 하나를 열면 게스트하우스 안쪽 마당이 나오고, 반대쪽 문을 열면 곧바로 마을 도로와 마주한다. 한마디로 방이 도로 바로 옆쪽에 붙어있어서, 덕분에 주위 소리가 그대로 다 들리는 구조다. 게다가 이날따라 밖에서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왁자지껄하는 소리도 들렸는데, 뭔 일인가 싶어서 슬쩍 창문을 열어보니 이게 또 가관이다. '으응????" 살짝 방문만 열었는데, 모든 사람이 날 쳐다보는..
인도여행 50 - 멍 때리기 오르차에 도착한 후, 간만에 기차나 버스가 아닌곳에서 실컷 잠을 잔 것 같다. 그런데 이 동네가 참 특이한 것이, 마을 중앙에 있는 예배당에서 아침만 되면 웬 종교음악을 커다란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는다. 덕분에 늦잠을 자고 싶어도, 그 음악소리에 맞춰 깰 수 밖에 없었는데, 얼마나 지겹도록 들었는지, 며칠 후 오르차를 떠날즈음엔 나도 모르게 그 음악을 흥얼거리곤 했다. 그렇게 첫날 아침 역시 광기어린 종교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때마침 우리를 이 숙소로 안내해줬던 남자도 오전에 오르차를 떠났는데. 그 전에 우리에게 마지막 팁이라며 한가지 얘기를 해주고 갔다. "오르차에서 유적지 가려면 통합입장권을 사야 되는데, 사실.... '뒷길'로 들어가면 공짜예요." 에이 참, 그럴리가 ^^ 그리고 까짓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