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80 - (네팔) 트래킹은 시작되었다
푼힐 트래킹을 떠나는 날 아침. 나와 누나는 며칠전 만난 '한국인 남자 2명'과 함께 배낭을 메고 숙소 마당에 모였다. 이 '한국인 남자 2명'은, 포카라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연히 밥을 먹다가 알게 된 사이인데, 둘 다 나와 나이가 같고, 트래킹도 갈 예정이라고 해서, 이왕 가는 김에 우리와 같이 트래킹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가 가게 될 코스는, '나야풀 -> 울레리 -> 고라빠니 -> 푼힐 -> 따또빠니 -> 베니 -> 포카라' 로 이어지는 루트로, 일단 포카라에서 나야풀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한 후, 나야풀에서부터 신명나게 '걷고 또 걷기' 를 반복하면 되는 코스라 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나야풀에 도착하자, 이곳이 트래킹의 시작이라는 느낌 때문인지, 뭔가 '자, 이제 여기가 스타트 라..
인도여행 79 - (네팔) 트래킹 준비하기
트래킹을 하려고 허가증까지 받아놨지만, 막상 필요한 장비들은 하나도 준비된 게 없었다. 물론 코스 자체가 힘들지 않은 루트라, 그깟 장비들이 필요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명색이 해발 3200m라는데, 뭔가 우리도 그에 맞는 예의를 갖춰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예를 들면 등산화나 모자, 스틱, 물 정화약.. 등등 말이다. 하지만 딱 한번뿐인 트래킹에 쓰기위해, 비싼 장비들을 구입하는게, 그다지 효율적일 것 같진 않아서, 우리는 시내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보기로 했다. 우리의 1차 타겟으로 선정된 곳은 포카라의 어느 한국식당. 일단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 표면적으로 우리는 삼겹살을 먹기 위해 이곳을 들렸지만, 이미 주변 사람을 통해 식당 사장님이 여행자들에게 트래킹 장비를 그..
인도여행 77 - (네팔) 복통의 정체
나와 누나는 일단 숙소를 잡고, 오랜만에 거금을 들여, 근처 한국 식당에서 푸짐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제육볶음, 삼겹살 등을 야무지게 먹어보리라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역시나 먹기만 하면 구토 증세가 느껴져서 음식의 절반이상을 남겨버리고 말았다. 기름진 고기를 눈앞에 두고도 차마 먹을 수 없는 이 가슴아픈 상황은, 점점 나를 비현실적 공황상태로 내몰았고, 이 알 수 없는 복통을 하루빨리 치료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다만 문제는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 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이 상당히 비싸다는 점이다. 심지어 음식점에서 만난 한국인에게 들은바에 의하면, 최근에 병원에서 아주 잠깐 입원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비만 수백달러가 나왔다고 한다. 이말을 듣으면서, 2..
인도여행 74 - (네팔) 사진 속에 나
보드나트를 다녀온 후, 그날 저녁 숙소에서 누나와 조촐하게 술 한잔을 하려고 했었다. 물론 카트만두 와인샵에서 산 위스키와 럼주, 그리고 각종 과일, 과자도 미리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나니, 몸에 조금씩 열이 나고 복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젠장, 설마 또 뭘 잘못 먹었나?' 문득 바라나시에서의 '감기+몸살+설사' 종합선물셋트 크리티컬이 다시금 악몽처럼 떠올랐고, 나는 도저히 술을 마실 상태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너 얼굴이 왜그래?" 누나는 내가 몸상태에 대해 말하기도 전에, 신내림 받은 무당마냥 날 척보더니, 일단 푹 쉬라고 얘기를 해줬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몸을 맡겼다. 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동안 찍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