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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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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81 - (네팔) 첫 발걸음 식빵 부스러기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눈 앞에 이어진 길을 따라 한없이 걸었다. 주위에는 홍콩 남자, 한국 단체 관광객들, 스페인 여행자들.. 등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지 '가이드'나 '포터'들을 데리고 있었는데, 우리에겐 작은 지도 한장이 '가이드'였고, 든든한 양쪽 어깨가 '포터' 역할을 수행해 주었다.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가, 어느순간부터 가파른 언덕으로 바뀌었는데, 일행들도 조금씩 힘든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까지 개인적으로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마 군대에 있을때, 한라산을 1주일에 한번씩 오르락 내리락했던 경험때문인 것 같다. (개똥도 쓸 때가 있다더니.) 하지만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올..
인도여행 80 - (네팔) 트래킹은 시작되었다 푼힐 트래킹을 떠나는 날 아침. 나와 누나는 며칠전 만난 '한국인 남자 2명'과 함께 배낭을 메고 숙소 마당에 모였다. 이 '한국인 남자 2명'은, 포카라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연히 밥을 먹다가 알게 된 사이인데, 둘 다 나와 나이가 같고, 트래킹도 갈 예정이라고 해서, 이왕 가는 김에 우리와 같이 트래킹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가 가게 될 코스는, '나야풀 -> 울레리 -> 고라빠니 -> 푼힐 -> 따또빠니 -> 베니 -> 포카라' 로 이어지는 루트로, 일단 포카라에서 나야풀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한 후, 나야풀에서부터 신명나게 '걷고 또 걷기' 를 반복하면 되는 코스라 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나야풀에 도착하자, 이곳이 트래킹의 시작이라는 느낌 때문인지, 뭔가 '자, 이제 여기가 스타트 라..
인도여행 79 - (네팔) 트래킹 준비하기 트래킹을 하려고 허가증까지 받아놨지만, 막상 필요한 장비들은 하나도 준비된 게 없었다. 물론 코스 자체가 힘들지 않은 루트라, 그깟 장비들이 필요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명색이 해발 3200m라는데, 뭔가 우리도 그에 맞는 예의를 갖춰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예를 들면 등산화나 모자, 스틱, 물 정화약.. 등등 말이다. 하지만 딱 한번뿐인 트래킹에 쓰기위해, 비싼 장비들을 구입하는게, 그다지 효율적일 것 같진 않아서, 우리는 시내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보기로 했다. 우리의 1차 타겟으로 선정된 곳은 포카라의 어느 한국식당. 일단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 표면적으로 우리는 삼겹살을 먹기 위해 이곳을 들렸지만, 이미 주변 사람을 통해 식당 사장님이 여행자들에게 트래킹 장비를 그..
인도여행 78 - (네팔) 포카라 페와호수 포카라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이미 트래킹을 마쳤던 '오르차' 누나들과 'Mr.유'를 통해서, 트래킹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포카라에서 '트래킹'은 여러가지 코스가 있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루트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해발 4130m)가 있는 곳을 찍고 오는 'ABC코스'와 '푼힐전망대(해발 3193m)'를 거쳐 오는 코스가 있다는 얘기. 그리고 트래킹을 가기전에는 반드시 허가증을 발급 받아야 되는데, 가격이 무려 2000루피라는 사실. 산 중에 위치한 숙소는 방값이 싼 대신, 음식값을 매우 비싸게 받기 때문에 웬만한 음식은 배낭에 싸들고 가는게 좋다는 얘기. 그 외에도, 밤에는 심심하니까 고스톱을 챙겨가면 좋을 거라던가, 고지대에서 대변볼 때는 힘을..
인도여행 77 - (네팔) 복통의 정체 나와 누나는 일단 숙소를 잡고, 오랜만에 거금을 들여, 근처 한국 식당에서 푸짐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제육볶음, 삼겹살 등을 야무지게 먹어보리라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역시나 먹기만 하면 구토 증세가 느껴져서 음식의 절반이상을 남겨버리고 말았다. 기름진 고기를 눈앞에 두고도 차마 먹을 수 없는 이 가슴아픈 상황은, 점점 나를 비현실적 공황상태로 내몰았고, 이 알 수 없는 복통을 하루빨리 치료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다만 문제는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 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이 상당히 비싸다는 점이다. 심지어 음식점에서 만난 한국인에게 들은바에 의하면, 최근에 병원에서 아주 잠깐 입원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비만 수백달러가 나왔다고 한다. 이말을 듣으면서, 2..
인도여행 76 - (네팔) 포카라 그리고 재회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음식을 최소량만 먹으면 그나마 복통이 심하지는 않아서 버틸만은 했다. 무엇보다도 언제까지 카트만두에서 보낼 수는 없었다. 네팔에 온 이상 히말라야 트래킹도 해보려고 했는데, 비자만료 기간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포카라' 라는 도시로 이동을 해야 했다. 그리하여,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부랴부랴 짐을 챙긴 후, 쌀쌀한 공기를 들이키며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포카라행 버스를 탔다. 출발한지 몇분 지나지않아, 창밖을 내다보는것도 지겨워졌고, 의자를 뒤로 제낀 후 한숨 자려고 했는데, 아무리 손잡이 주위를 찾아봐도 '버튼' 이 보이질 않았다. 의자가 처음부터 제껴지는 의자가 아니라면 상관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보니 죄다 의자를 뒤로 제끼고 있는 걸 보니 일단 의자는 제껴지는..
인도여행 75 - (네팔) 침대위 24시간 저녁무렵부터 시작됐던 복통은 쉽게 멈추지 않았고, 결국 한밤 중에 더 심해지는 통증때문에 잠에서 깼다. 그렇다고 마땅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침대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날이 밝을때까지 설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날은 누나와 근처에 있다던 '스왐부나트' 라는 곳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아침이 되어도 상태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는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과 끄덕임을 주고 받기 시작했는데, 대충 뜻풀이를 해보자면, "나 오늘 몸상태 ㄴㄴ" "ㅇㅋ" 정도로 해석 될 수 있다. 단 3~4번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통해 각자의 의사를 확인 한 후, 나는 다시 침대위에 누웠고, 누나는 내 방의 커튼을 쳐주고나서 혼자 스왐부나트를 향해 출발했다. 혼자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
인도여행 74 - (네팔) 사진 속에 나 보드나트를 다녀온 후, 그날 저녁 숙소에서 누나와 조촐하게 술 한잔을 하려고 했었다. 물론 카트만두 와인샵에서 산 위스키와 럼주, 그리고 각종 과일, 과자도 미리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나니, 몸에 조금씩 열이 나고 복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젠장, 설마 또 뭘 잘못 먹었나?' 문득 바라나시에서의 '감기+몸살+설사' 종합선물셋트 크리티컬이 다시금 악몽처럼 떠올랐고, 나는 도저히 술을 마실 상태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너 얼굴이 왜그래?" 누나는 내가 몸상태에 대해 말하기도 전에, 신내림 받은 무당마냥 날 척보더니, 일단 푹 쉬라고 얘기를 해줬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몸을 맡겼다. 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동안 찍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