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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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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37 - 요양 푸쉬카르는 상당히 작은 마을이다. 기본적으로 호수가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고, 그 주위를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인데, 예전 아메다바드 구석에서 봤던 호수보다도 작은 규모니 말 다한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수많은 배낭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 건, 푸쉬카르만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반증하는 거라고 본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호수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이 돌아다니며 호숫가를 파내고 있었다. 거의 호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3~4m 정도의 깊이로 파내고 있었는데, 꽤 보기가 흉했다. 뭔가 공사가 진행중인 듯 싶어서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호수를 청소하고 있는 중이란다. 호수 바닥을 갈아엎어서 쌓인 쓰레기들을 치우는 건데 호수가 크기 때문에 절반씩 나눠서 한다. 보통 몇년 주기로 진행이 되는데, 하..
인도여행 36 - 푸쉬카르 도착 새벽 2시 30분. 푸쉬카르에 도착했다. 피곤한 몸으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건 역시나 게스트하우스 삐끼들. 여느때 같으면 그들의 말장난을 웃으며 받아줄텐데,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불편한 좌석에서 잠기지 않는 창문과 사투를 벌여왔고... 잠도 제대로 못자 비몽사몽인 까닭에... 그저 어서빨리 숙소에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결국, 수많은 삐끼들 중에 방 2개를 주고, 한명당 100루피만 받겠다고 제시한 녀석을 따라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다른 생각 할 시간도 없이 짐 풀고 세면하고, 잽싸게 잠을 청했다. . . . . 그리고 눈을 떳을때. 시계는 이미 아침 9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옆방을 보니, 아직 다들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듯 인기척도 없고.. 바람이나 쐴겸, 혼자 옥..
인도여행 35 - 냄새의 습격 마지막으로 자이살메르를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일행과 근처 빵집에서 케잌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푸쉬카르행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그 곳에는 예전에 타이타닉 게스트하우스에서 일면식만 있던 누나가 있었는데, 지금 나와 같이 있는 동생과 예전에 뭄바이에서 같이 다녔던 분이란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원래 일행들과 헤어지고 이번에 우리와 같이 푸쉬카르로 가게 되었다. 아무튼 또 엄청난 시간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니, 약간의 과자와 음료수를 미리 사놓고 버스에 올라탔다. 자리를 잡자 곧 버스가 출발하였고, 나는 이어폰을 귀에 끼고 벌써 20일째 연신 듣고 있는 음악을 틀었다. 아, 물론 이유는... 그 노래밖에 없으니까^^.......젠장.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어디선가 지독하게 ..
인도여행 34 - 자이살메르의 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니 어느새 밤이 찾아왔다. 같이 자이살메르에 남게 된 동생 말을 들어보니, 자이살메르 성 안에 좋은 식당이 있단다. 허기진 배도 달랠겸, 물어물어 찾아가 보았는데, 과연 실제로 창가쪽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일품이었다. (아니, 일품일 것 같았다.) 다만, 문제는 창가쪽 자리가 단 하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고.. 그 하나의 자리에는 어느 서양 청년 하나가 떡하니 앉아 있다는 거였다. 다리를 쭉 펴고 앉아 멍하니 창밖으로 야경을 감상하던 그 웨스턴 녀석은.. 심지어... '우리가 먹고 있다보면.... 뭐, 저 청년도 식사가 끝나겠지^^;' 라는 일말의 기대조차 무참히 짖밟아버렸다. 우리가 아무리 시간을 떼우며 처묵처묵을 해가며 눈치를 줘봐도.. 그에게 있어 우리의 존재는 마치 공기 중 아산화..
인도여행 33 - 학교 구경가기 일행들을 푸쉬카르와 자이뿌르로 모두 보내고나니 그 많던 일행들 중에 내 옆에는 단 한명만이 남았다. 그마저도 같이 아침을 먹고나서 각자 따로 행동을 하게 되니... 결국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되었다. 나홀로.. 그냥 기분따라.. 걸음따라.. 복잡한 자이살메르 성 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그렇게 걸으다니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뜬금없이 인도의 학교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리곤 단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무작정 현지인에게 말을 걸어서 근처에 있다는 한 학교를 찾아갔다. 학교 정문 도착! 힌디어로 써있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학교란다. 입구에서부터 뭔가 상당히 교도소같은 아우라가 흘러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대한 내 열의는 꺽을 수 없었다. (사실 그닥 할 일이 없기도 했지만..) 사뿐히..
인도여행 32 - 흩어지다 호수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 거리 곳곳에서는 여전히 소들이 우릴 반겨주고 있었다. 그런데 걷다보니 배도 조금씩 출출해졌고, 배를 채울 무언가를 찾던 와중에 한 음식점을 발견했다. 내 발걸음을 멈춰세운 건 간판에 써있는 가격이 아주 파격적이었기 때문인데, 땅콩 샌드위치가 무려 7루피!!! (약 200원) 뭄바이에서 무려 20루피나 주고 달랑 딸기쨈 조금 묻혀진 샌드위치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건 정말 충격과 공포라 할 수 있겠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당장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그리고 잠시후 접시에 담겨 나온 샌드위치를 봤는데, 이게 좀 이상했다. 뭐랄까.. 축소된 모형 같달까..? 눈에 착시현상이 있나 싶어서, 새끼 손가락을 가져다 대봤더니.. 크기가 꼭 들어맞았다. 아니 무슨 내가 신데렐라..
인도여행 31 - 가디사가르 호수 쿠리에서 낙타사파리를 마치고 다시 자이살메르로 돌아왔다. 방을 같이 쓰던 친구가 오늘을 마지막으로 헤어지게 되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원래 있던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자이살메르 성 안에 위치한 숙소로 짐을 옮겼다. 자 그럼. 오늘은 뭘 할까.. 막연히 길을 나섰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한국인 커플이 추천해 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가디 사가르' 라는 호수에 가보기로 했다.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상당히 한적해 보여서 좋았다. 뭐 그렇다고 "Olleh~" 까지는 아니고.. 그냥 Wow 정도랄까. 날씨도 좋고 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데, 역시나 남에 일에 관심많은 인도인은 또다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하여.. 인도 동북쪽에서 가족끼리 여행을 왔다는 인도인과 이런..
인도여행 30 - 사막의 밤 낙타를 한참 타고 다니다가, 드디어 한적한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낙타꾼들은 낙타들을 파킹하고 슬금슬금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들 분주한데 나홀로 가만히 서있기도 뭐하고해서... 불 피울때 쓸 땔감이나 좀 구하려고 주변을 돌아다녔다. 나름대로 주변에 건초들을 찾아다녔는데, 어째 전부다 까칠하고 날카로운 것들 뿐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장갑도 없이 무식하게 뽑아대는 바람에 결국 손에 남은 것은 잔상처들.. 땔감을 한곳에 모아놓고.. 끝없는 지평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서로 아웅다웅 거리며 다닥다닥 붙어 생활했던 도시 속 갑갑함에서 해방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친구가 내게 꿔가고 안갚은 돈이 지금와서 무슨 소용이랴.. 인터넷에서 주문한 물품이 하루 이틀 쯤 늦는다고 뭐 대수랴..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