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가기

(134)
인도여행 21 - 우다이뿌르를 떠나며 라낙뿌르를 다녀온 후, 숙소에 돌아오기전에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밖을 돌아보니 날은 이미 많이 어두워졌고, 숙소에서는 그 동안 함께 도미토리를 썼던 한국인 몇명이 나보다 먼저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다. 우다이뿌르에 온지도 4일째. 밤이되면 옥상에 둘러앉아 럼주한잔을 기울이곤 했는데.. 수제비를 잘한다는 식당에 가서 소금기 가득한 수제비를 먹기도 했는데.. 바쁘게 짐을 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 정말 떠날시간이 오긴 온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이 곳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많은 사람들과 헤어졌다. 뭄바이에서 만났다가 헤어졌던 친구들은 이 곳에서 우연하게 다시 만났고.. 아메다바드에서 만났던 친구는 쭉 같이 오다가 혼자 자이살메르로 떠났고.. 나 또한 재조합된(?) 일행들과 함께 ..
인도여행 20 - 라낙뿌르로 가는 지옥의 로컬버스 우다이뿌르에서 머무는 것도 이제 딱하루 남았을 무렵. 갑자기 누군가 그랬다. 내일은 '라낙뿌르'를 다녀오자고.. "그거 뭐, 밥 말아먹는거야?" 엉겹결에 간다고는 했는데, 이거 뭐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더라도 뭘 알아야 '그날의 ○○초등학교 교정은 참 아름다웠었지...' 라며 추억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냉큼 친절한 가이드북의 설명을 찾아보니 '자인교 최대의 템플' 이라고 하는데, 사원전체가 대리석과 1,444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규모로 보나 건축조각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다이뿌르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왕복 6시간을 달려야 한다는 압박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다음날 아침 라낙뿌르행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인도여행 19 - 쉴프그람과 몬순팰리스 씨티팰리스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곧장 쉴프그람으로 향했다. 걸어서 가기에는 거리가 꽤 되기때문에 오토릭샤를 타고 갔다. 이 곳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민속촌' 같은 곳인데, 가는날이 장날인지 우리일행들 외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 수 있었다. (사실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다한들 그닥 볼거리는 많지 않다. -_-;) 우리가 입구에 들어서자, 방문객이 없어서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쉬고 있던 악사와 댄서들이 분주해졌다. 갑자기 씨름판같이 생긴 공간으로 댄서들이 나오더니 음악을 켜고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척보기에도 우리를 의식한 행동인 듯 싶었다. 당황해하며 急시작을 해대는 것이 느껴졌지만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웃으며 춤을 추던 인도여인들이 갑자기 우리에게 손짓을 하며 같이 추자고 ..
인도여행 18 - 씨티팰리스 우다이뿌르에 오고나서 배에 돼지가 들었는지... 아침부터 배가 고팠던 나는, 일어나자마자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게 아침식사를 주문했다. "아저씨가 제일 잘할 수 있는걸로 아무거나 하나 줘요~" 그리고 잠시후, 'Plain Rice' 즉, 맨밥이 나왔다. 더도 덜도 아닌 그냥 딱 하얀색 밥. 그 외 다른 반찬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 옆에서 안타까운 상황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누나가 먹다남은 감자조림을 내게 넘겨주었다. ....그렇게 즐거운 아침식사를 끝내고. 일행들과 씨티팰리스를 구경하러 나가는길에 '맨밥' 요리를 제일 잘하는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에게 다시금 따끔히 한마디 했다. "You are a good chef." 숙소에서 5분거리에 '씨티팰리스' 라는 성이 있다. 거의 엎어지..
인도여행 17 - 영화관람 숙소에서 도미토리로 방을 잡고 짐을 풀고 있는데, 먼저 머물고 있던 한국인 남녀 여행자분들을 만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남자분은 이미 인도에 온지 5개월째.. 여자분은 인도에 온지 8개월째... 우리는 겨우 7일... 우리는 아주그냥 파릇파릇 자라나는 새싹이지요. 랄랄라.. 잠시동안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곧장 시내로 구경을 나갔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무얼할지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는 바로 당시 흥행 1위였던 '가지니(Ghajini)'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메멘토(영화) + 파리의 연인(드라마)" 를 섞어놨다고 보면 되는데, 사실 처음에 보러 갈때만 하더라도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힌디어를 알아듣지도 못할 뿐더러 인도영화하면 왠지 낙후되어 있을듯한 ..
인도여행 16 - 우다이뿌르 아메다바드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우다이뿌르'로 향했다. 아메다바다를 함께 유랑했던 일행들은 나와 목적지는 같았지만, 기차표를 따로 예매했었기 때문에 나만 홀로 멀리 떨어진 칸을 타고 왔어야 했다. 그런데 때마침 내 주위에는 모두 네팔인들이 탔다. 대략 20~25명은 되어 보였는데, 물어보니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내 칸주변에는 죄다 여자들만 앉았는데, 어머니 한명을 빼고는 모두 자매였다. 출발한지 3분쯤 지나니, 슬슬 그분들 가방에서 먹을거리가 쏟아져 나왔고... 인심좋게도 내게 먹을거리를 넘치도록 나눠주시는데, 아무래도 난 굶어죽을 팔자는 아닌 것 같다. 주로 견과류 같은 것들이 많았는데 한국으로 치면 라면땅 같은 것과 볶은 콩,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갈색 쬰드기들을 내게 건네..
인도여행 15 - 아메다바드 방랑기 위성사진으로 본 아메다바드 시내 -_- 내가 미쳤지 새벽에 저기까지...휴 세수도 할겸 기차역 예매소를 들렸다. 아니 정확히는 기차역 예매소에 있는 화장실을 들렸다. 물이 치약 짜놓은듯이 찔끔찔끔 흐르는 화장실에서 얼굴도 씻고, 이빨도 닦고... 낯짝은 이미 철판을 깐지 오래라, 남들이 쳐다봐도 보란듯이 그냥 Cool하게 씼었다. 맘속으로 '그래 난 쿨하니까..'를 연신 중얼거리며 씻고나오는데, 동양여자가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목격했다. 직감적으로 한국인일거라는 예감이 들었고, 그동안 쌓아두었던 오지랖 스킬을 사용하여 말을 걸어보니 역시나 한국인이었다. 뭄바이에서 아메다바드로 방금전에 도착했다고 하는 두 분... 그러고보니 그 분들의 다음 목적지도 나와 똑같이 '우다이뿌르' 였고.. .....그렇게 그렇..
인도여행 14 - 원점으로 호수를 나온 뒤, 오토바이를 파킹하던 한 청년에게 버스는 어디서 타야되냐고 묻자, 난데없이 윙크를 하며 나보고 뒤에 타란다. 으응 -_-? ...그렇게 아침부터 오토바이 질주는 시작됐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붙어있던 쇠붙이를 꽉 잡고 있을 뿐이었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각자 바쁘게 움직였다. 청소하는 사람, 가게 문을 여는 사람, 수많은 오토릭샤들.. 호수로 올때는 릭샤를 타고 좀 걸렸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지름길로 가는지 큰길과 골목길을 몇번 통과하니 금세 버스정류소가 나왔다. 흐르는 콧물을 닦으며 고맙답시고 '땡큐'를 남발해대고 있는데, 청년도 기분이 좋은지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까지 골라주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올라타자마자 버스가 출발하는 바람에 인사를 나눌 여유도 없이 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