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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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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5 - 첸나이 출발 처음 호텔숙소에 와서 주인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혹시 에어컨 있어요?" 주인장은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커다란 팬만이 달려있었다. ..^_^ 아하! 어이쿠. 뭘 기대한 내가 바보요. 마이 미스테이크지. 하하하. 에이 못난 놈. 그래 맞아.. 너희들보다 첸나이를 잘 알 수는 없을 것 같아.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뭄바이로 떠나는 날 아침. 인도와서 처음으로 화장실에 갈 일이 생겼다. 호텔 종업원에게 화장지를 좀 빌릴 수 없냐고 물어보니.. 인도에서는 다들 물과 손으로 해결한다면서 해맑게 웃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야..... 아...'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문화적 상대성을 무시했구나.. 아이구 바보. 그래 마이..
인도여행 4 - 숙소가는길 새벽에 느꼈던 충격과 공포로부터 멘탈의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나는,기차역에서 특이한 광경들을 눈에 새겨가며 밤을 꼬박 지샜다. 다행히 기차예매를 위해 '타임테이블' 이라는 열차시간표를 사러 잠시 상점에 들렸다 나오니, 금세 해가 떴다.아침이 다가오자 어느새 한밤중에 시체처럼 널려있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거리에는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뭔가 활기차진 분위기에 긴장이 약간 풀렸고, 그 동안 간직해왔던 수분도 분출할 겸. 화장실을 가봤는데.. . . . . . 화장실 문 앞에서는 친절하게도 어느 할머니 한분께서 책상에 앉아 요금을 받고 계셨다^^ 큰 용무인지, 작은 용무인지를, 무슨 출입국 심사 하는 것마냥 할머니에게 보고하는 것 같아 꺼려지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무슨 무단으로 ..
인도여행 3 - 첸나이 도착 홍콩공항에서 대기한 시간을 포함해서 장장 19시간이 지난 후에야, 새벽 1시 30분에 드디어 인도 '첸나이' 공항에 도착했다. 얼핏 주워들은 말에 따르면, 새벽에 도착하게되면 차라리 공항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나오는게 좋다고해서, 나는 일단 짐만 찾고 공항에서 밤을 셀 계획을 야무지게 세워놨었다. 그런데, 짐을 찾고 한 10발자국 앞으로 걸어가니, 어라? 밖이다... 아니, 무슨놈의 국제공항이 요로코롬 허술하게 정문이 튀어 나온단 말인가!?!? 게다가 공항바로 바깥쪽부터는 불빛과 공기마저 틀렸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 나올듯한 할렘 분위기랄까? 암흑의 도시 그 자체였다. 내가 출구에서 어리버리하게 주위를 둘러보자, 수많은 인도인들이 흰눈을 크게 뜨고 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주위에서 하이애나..
인도여행 2 - 출발준비 인도로 급결정을 한 후, 나는 출발 전날이 되어서야 준비물을 사러 돌아다녔다. 배낭, 침낭, 자물쇠, 가이드북... 등등. 그러고보니 예전에 인도여행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때, 자물쇠에 중요성에 대한 얘기들이 많았었다. "배낭여행에 자물쇠는 필수예요!" "자물쇠 살 때는 꼭 비밀번호 달린 걸로 사세요~" 귀 얇은 나는 근처 상점을 들려서 자물쇠를 4개나 구입한 후 뿌듯해했고, 집에 오자마자 조심스럽게 비밀번호를 설정한 후, 배낭고리 곳곳에 자물쇠를 달아보며 히죽거렸다. 그런데... 정말 바보같이.... . . . . . . . . . . . . 이미 잠궈버린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까먹었다.....ㅡ_ㅡ; 시간은 이미 한밤중이었고.. 비행기를 타려면 내일 새벽일찍 출발해야할 뿐이고..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
인도여행 1 - 마음잡기 회사를 그만두고, 줄곧 주변사람들에게 여행을 떠날거라고 말하곤 하면서도, 사실 딱히 갈 곳을 정하진 않았었다. 그러자 누군가 물었다. "어디로 갈건데?" 그 물음을 받고서야 불현듯 생각이 났다. “아… 인도?” ...사실 그렇게 인도 여행은 시작됐고, 나는 그로부터 정확히 2주후, 인도 '첸나이' 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해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9 - 마지막 동해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밤. 해변가에서 맥주한병을 붙잡고 불꽃놀이에 심취해 있을 무렵. 우연하게도 아는 동생이 같은 해수욕장 근처 민박집으로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하는 연락이 왔다. 반가운 마음에 만나서 민박집에서 정신없이 놀다보니, 어느덧 새벽 2시가 넘어섰다. 그리고 텐트로 돌아와 눕자마자, 등에서 느껴지는 고운모래의 느낌... ('양팔을 가슴에 얹은채 오동나무관 안에 누워 지내도 이것보단 편할꺼야^^' 라는 생각이 잠시나마 들기도 했다.) 아무튼 밤새도록 6번척추와 대퇴부에 느껴지는 압박감에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아침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전신 구타를 당한 듯한 기분으로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식사는 유명 레스토랑 'ㄱㅂㅊㄱ'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어제 미처 하지..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8 - 망상해수욕장 대략 2시간에 걸쳐서 페달을 밟아대니, 망상해수욕장 표지판이 보였다. 그렇게, 결국 이렇게, 와버렸다. 농담삼아 했던 말이 현실이 되버렸다. 멀리서부터 알 수 있는 바다의 냄새. 그리고 탁 트인 공간. 그리고... 미남 미녀들. 아무튼간에 오길 정말 잘했어!!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텐트를 쳤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 싶을정도로 간단하게 설치된다. 뭐, 나름대로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경제적이라 자부하는 텐트이지만 대략 1~2인용 텐트인지라, 멀리서 보면 남들 텐트에 비해 우리 텐트는 무슨 개집 같았다. ㅡ.ㅡ; 하지만 두발뻗고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우리의 아늑한 보금자리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누운상태에서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없다. 잠버릇 교정에도 좋아요^^) 해수욕장에는 밤이 깊어져도 사람들이 줄기는 커..
자전거 타고 동해가기 7 - 동해입성 드디어 동해 터미널 도착!! 환호성을 내지르며 잽싸게 버스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자전거를 꺼내서 조립을 하고 있는데, 우리 앞쪽에서 자전거 타신 남자 한분이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 뒤에는 배낭을 메고 헬멧에 자전거용 쟈켓을 입고 장갑까지 차려입은 것을 보니... 아주그냥 대놓고 '나는 자전거 여행 중입니다' 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것과 다를 것 없어 보였다. 게다가 표정을 보아하니, '누군가 나 좀 도와주세요. Help me plz~'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표정. 시간이 조금 지나자, 역시나 그 남자가 터벅터벅 걸어오더니,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 죄송한데 뭣 좀 여쭤볼께요. 혹시 버스에 자전거 실을려면 어떻게 해야되죠?" 역시... -_- 훗후.. 우리의 도움이 필요했었군. "아 그거요?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