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81)
인도여행 9 - 도비가트 가는길 뭄바이를 떠나는 날 아침. 아침 7시가 안되었을 무렵, 잠에서 일찍 깼다. 더이상 잠도 안오고 해서 카운터 옆에 있는 쇼파에 앉아서 글을 적고 있는데, '라트비아' 에서 왔다는 여자 2명이 방을 구하러 왔다. 더블룸을 500루피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대충봐도 우리보다 훨씬 비싼가격이다. 직감적으로 사기의 냄새를 맡은 내가 두눈을 반짝이며 주인을 쳐다보자, 주인은 내게 연신 윙크를 해댄다. 뭐, '라트비아'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할 생각도 없었지만, 주인 아저씨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윙크를 보고나니 더더욱 신경쓰기 싫어졌다. Oh, My eye!!! My eye!! 돌려놔 ㅡ_ㅡ;;;; 일단 숙소를 나오자마자 배부터 채워야 했다. 비록 둘다 몸은 말랐으나, 식욕만은 임산부였던 우리는 근처에 있던 외국 여행자에..
인도여행 8 - 뭄바이 밤에 보기 낮에는 하나의 호텔건물이었을 뿐이지만, 밤이 되자 내가 생각하던 '타지마할 호텔' 이 나타났다. "우와~!! 대단한데!! 안그래??" 하지만 옆에선 대답없이 사진만 찍고 있다. (아이고.. 내가 또 아마추어처럼...*-_-*) 그리고 우린 이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을 찍어대자, 주변에 있던 인도인들은 또 다시 슬금슬금 몰려들기 시작했다. 물어보지도 않은 타지마할 호텔의 역사와 최근 일어난 테러가 어느 층에서 벌어졌는지를... 하지만 지금은 안전하다면서 걱정하지 말란다. (그런거 걱정했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요^^...-_-) 한번은 뭄바이에서 폼클렌징을 사려고 마침 옆에 있던 인도인에게 길을 물었다. 그러자 한 소년이 자기가 안내해준다면서 따라..
인도여행 7 - 뭄바이 입성 도착했다. 결국...뭄바이에 도착했다. 지도를 쭉 펼쳐놓고 지금까지 온 길을 보니, 이쯤되면 몸이 피곤할만도 한데, 새로운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만으로 힘이 났다. 역 대기실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뭄바이도 예외는 아니다. 난 도착하자마자 즉흥적으로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우다이뿌르..' 사실 그 전까지 특별히 가고 싶은 생각도.. 그렇다고 그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 그냥. 그 곳을 가보고 싶어졌다. 알아보니 기차로는 '우다이뿌르'행 직행은 없었고, 일단 무조건 '아메다바드' 라는 도시를 거쳐야 했다. 그럼 별수있나. 다음 목적지는 '아메다바드' 망설임없이 아메다바드와 우다이뿌르행 기차표를 동시에 예매했다. 자, 이번 결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나는 나중에 사람들이 침이 마르도록 추천하는 명소 ..
인도여행 6 - 기차안에서의 26시간 뭄바이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드디어... 가는구나. 왠지모를 설레임에... 한쪽다리를 꼬고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찾는 눈빛으로 괜시리 허세근성을 떨어본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끝도 없는 평원이다. 그리고 기차안으로 보이는 풍경은 죄다 인도인이다. -_- 조금은 홀로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지껏 그 흔다디 흔하다는 서양인 여행자 한명 보지못한 내 심정을 누가 알리오. 아직까지는 낯선땅에 대한 견제심 때문인지, 외국인에게 선뜻 먼저 말을 걸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그런 우려도 잠시. 기차가 출발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나의 지나친 오지랖 스킬은 어느새 인도인들과 여행에 대해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 받는 상황으로 만들어 주었다. (물론 인도인들의 오지랖 스킬도 만만치 않지만..
인도여행 5 - 첸나이 출발 처음 호텔숙소에 와서 주인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혹시 에어컨 있어요?" 주인장은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커다란 팬만이 달려있었다. ..^_^ 아하! 어이쿠. 뭘 기대한 내가 바보요. 마이 미스테이크지. 하하하. 에이 못난 놈. 그래 맞아.. 너희들보다 첸나이를 잘 알 수는 없을 것 같아.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뭄바이로 떠나는 날 아침. 인도와서 처음으로 화장실에 갈 일이 생겼다. 호텔 종업원에게 화장지를 좀 빌릴 수 없냐고 물어보니.. 인도에서는 다들 물과 손으로 해결한다면서 해맑게 웃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야..... 아...'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문화적 상대성을 무시했구나.. 아이구 바보. 그래 마이..
군것질 요즘 갈수록 빠져드는 군것질의 늪 내가 원래 안 이랬는데 말입니다요
인도여행 4 - 숙소가는길 새벽에 느꼈던 충격과 공포로부터 멘탈의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나는,기차역에서 특이한 광경들을 눈에 새겨가며 밤을 꼬박 지샜다. 다행히 기차예매를 위해 '타임테이블' 이라는 열차시간표를 사러 잠시 상점에 들렸다 나오니, 금세 해가 떴다.아침이 다가오자 어느새 한밤중에 시체처럼 널려있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거리에는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뭔가 활기차진 분위기에 긴장이 약간 풀렸고, 그 동안 간직해왔던 수분도 분출할 겸. 화장실을 가봤는데.. . . . . . 화장실 문 앞에서는 친절하게도 어느 할머니 한분께서 책상에 앉아 요금을 받고 계셨다^^ 큰 용무인지, 작은 용무인지를, 무슨 출입국 심사 하는 것마냥 할머니에게 보고하는 것 같아 꺼려지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무슨 무단으로 ..
인도여행 3 - 첸나이 도착 홍콩공항에서 대기한 시간을 포함해서 장장 19시간이 지난 후에야, 새벽 1시 30분에 드디어 인도 '첸나이' 공항에 도착했다. 얼핏 주워들은 말에 따르면, 새벽에 도착하게되면 차라리 공항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나오는게 좋다고해서, 나는 일단 짐만 찾고 공항에서 밤을 셀 계획을 야무지게 세워놨었다. 그런데, 짐을 찾고 한 10발자국 앞으로 걸어가니, 어라? 밖이다... 아니, 무슨놈의 국제공항이 요로코롬 허술하게 정문이 튀어 나온단 말인가!?!? 게다가 공항바로 바깥쪽부터는 불빛과 공기마저 틀렸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 나올듯한 할렘 분위기랄까? 암흑의 도시 그 자체였다. 내가 출구에서 어리버리하게 주위를 둘러보자, 수많은 인도인들이 흰눈을 크게 뜨고 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주위에서 하이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