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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22 - 조드뿌르에서의 홀리 모닝 우다이뿌르에서 마지막 밤이 깊어갈무렵, 일행들과 조드뿌르행 버스에 올라탔다. 새벽내내 깻다 잠들었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조드뿌르에 도착했다. 아직 아침해도 안떳을 때 도착을 한 까닭에 숙소를 찾기도 애매하고 막상 물어물어 찾아간 게스트하우스는 방이 꽉 차 있었다. 모두들 상심을 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주인장은 아래층 창고에서 다른사람이 체크아웃할때까지 잠시 머물렀다가 오전에 체크인을 하라며 우리를 붙잡았다. 아이고 우리들이야 감사하지요. 주인장을 따라 아래층 방을 들어가보니 넓직한 공간에 그저 침대 3개만이 덜렁 놓여져 있는, 말그대로 창고였다. 침대시트는 눅눅하고, 그 옆 화장실바닥에는 누군가 어제 과음을 했었는지 음식물로 세계지도를 그려놓았고.... 뭐랄까, 교도소가 따로없었다. 몸은 엄청 ..
차가운 도시남자 차가운 도시남자에게 이정도 유혹은 어림없다.
일기장 몇년만에 대대적인 방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1학년, 3학년때 일기장을 발견했다. 26년 악필인생의 서막을 알리는 글씨체를 보고 있자니, 어깨가 오그라들었지만 왠지 모를 풋풋함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역시 어렸을적엔 일기쓰기를 정말 싫어했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역시 선생님은 눈치가 빠르시다. 선생님께 들켜버린 내 속마음 *-_-* 엄마가 꼬셔서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사연.
인도여행 21 - 우다이뿌르를 떠나며 라낙뿌르를 다녀온 후, 숙소에 돌아오기전에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밖을 돌아보니 날은 이미 많이 어두워졌고, 숙소에서는 그 동안 함께 도미토리를 썼던 한국인 몇명이 나보다 먼저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다. 우다이뿌르에 온지도 4일째. 밤이되면 옥상에 둘러앉아 럼주한잔을 기울이곤 했는데.. 수제비를 잘한다는 식당에 가서 소금기 가득한 수제비를 먹기도 했는데.. 바쁘게 짐을 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 정말 떠날시간이 오긴 온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이 곳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많은 사람들과 헤어졌다. 뭄바이에서 만났다가 헤어졌던 친구들은 이 곳에서 우연하게 다시 만났고.. 아메다바드에서 만났던 친구는 쭉 같이 오다가 혼자 자이살메르로 떠났고.. 나 또한 재조합된(?) 일행들과 함께 ..
인도여행 20 - 라낙뿌르로 가는 지옥의 로컬버스 우다이뿌르에서 머무는 것도 이제 딱하루 남았을 무렵. 갑자기 누군가 그랬다. 내일은 '라낙뿌르'를 다녀오자고.. "그거 뭐, 밥 말아먹는거야?" 엉겹결에 간다고는 했는데, 이거 뭐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더라도 뭘 알아야 '그날의 ○○초등학교 교정은 참 아름다웠었지...' 라며 추억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냉큼 친절한 가이드북의 설명을 찾아보니 '자인교 최대의 템플' 이라고 하는데, 사원전체가 대리석과 1,444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규모로 보나 건축조각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다이뿌르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왕복 6시간을 달려야 한다는 압박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다음날 아침 라낙뿌르행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인도여행 19 - 쉴프그람과 몬순팰리스 씨티팰리스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곧장 쉴프그람으로 향했다. 걸어서 가기에는 거리가 꽤 되기때문에 오토릭샤를 타고 갔다. 이 곳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민속촌' 같은 곳인데, 가는날이 장날인지 우리일행들 외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 수 있었다. (사실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다한들 그닥 볼거리는 많지 않다. -_-;) 우리가 입구에 들어서자, 방문객이 없어서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쉬고 있던 악사와 댄서들이 분주해졌다. 갑자기 씨름판같이 생긴 공간으로 댄서들이 나오더니 음악을 켜고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척보기에도 우리를 의식한 행동인 듯 싶었다. 당황해하며 急시작을 해대는 것이 느껴졌지만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웃으며 춤을 추던 인도여인들이 갑자기 우리에게 손짓을 하며 같이 추자고 ..
인도여행 18 - 씨티팰리스 우다이뿌르에 오고나서 배에 돼지가 들었는지... 아침부터 배가 고팠던 나는, 일어나자마자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게 아침식사를 주문했다. "아저씨가 제일 잘할 수 있는걸로 아무거나 하나 줘요~" 그리고 잠시후, 'Plain Rice' 즉, 맨밥이 나왔다. 더도 덜도 아닌 그냥 딱 하얀색 밥. 그 외 다른 반찬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 옆에서 안타까운 상황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누나가 먹다남은 감자조림을 내게 넘겨주었다. ....그렇게 즐거운 아침식사를 끝내고. 일행들과 씨티팰리스를 구경하러 나가는길에 '맨밥' 요리를 제일 잘하는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에게 다시금 따끔히 한마디 했다. "You are a good chef." 숙소에서 5분거리에 '씨티팰리스' 라는 성이 있다. 거의 엎어지..
인도여행 17 - 영화관람 숙소에서 도미토리로 방을 잡고 짐을 풀고 있는데, 먼저 머물고 있던 한국인 남녀 여행자분들을 만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남자분은 이미 인도에 온지 5개월째.. 여자분은 인도에 온지 8개월째... 우리는 겨우 7일... 우리는 아주그냥 파릇파릇 자라나는 새싹이지요. 랄랄라.. 잠시동안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곧장 시내로 구경을 나갔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무얼할지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는 바로 당시 흥행 1위였던 '가지니(Ghajini)'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메멘토(영화) + 파리의 연인(드라마)" 를 섞어놨다고 보면 되는데, 사실 처음에 보러 갈때만 하더라도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힌디어를 알아듣지도 못할 뿐더러 인도영화하면 왠지 낙후되어 있을듯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