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74 - (네팔) 사진 속에 나
보드나트를 다녀온 후, 그날 저녁 숙소에서 누나와 조촐하게 술 한잔을 하려고 했었다. 물론 카트만두 와인샵에서 산 위스키와 럼주, 그리고 각종 과일, 과자도 미리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나니, 몸에 조금씩 열이 나고 복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젠장, 설마 또 뭘 잘못 먹었나?' 문득 바라나시에서의 '감기+몸살+설사' 종합선물셋트 크리티컬이 다시금 악몽처럼 떠올랐고, 나는 도저히 술을 마실 상태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너 얼굴이 왜그래?" 누나는 내가 몸상태에 대해 말하기도 전에, 신내림 받은 무당마냥 날 척보더니, 일단 푹 쉬라고 얘기를 해줬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몸을 맡겼다. 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동안 찍었던 ..
인도여행 73 - (네팔) 보드나트
카트만두에서 머물렀던 숙소는 꽤 고급스러웠다. 물론 객관적으로 본다면야 한국의 모텔보다 못하지만, 저렴한 인도 게스트하우스에 익숙해져 있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신천지와 다름없었다. "아니, 숙소에 도마뱀이 없단 말이야?! 와우!" "이것봐!! 수도꼭지만 돌렸는데 뜨거운 물이 나와!!" 뭐, 이런식이다. 그렇게 방 안에서 어린아이처럼 감탄의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을때, 옆에서 여행 책을 열심히 탐닉하던 누나가 문득, 근처에 있는 '보드나트'를 보러 가보자고 했다. 네팔 최대의 불탑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역시 그저 "그거 뭐, 밥 말아 먹는거야?" 라는 물음이 나오는 존재에 불과했다. 어쨋거나, 이어지는 누나의 채근에, 우리는 곧바로 숙소를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했고, 40분정도 걸려서 보드나트에 도착할 수 있..